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77조회수 : 591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007, 줄수: 102,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77 


[사나운 원님길들이기]

고을 원이 사나우면 백성들에게도 화가 미치지만, 당장 애를 먹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관속들이지.

백성들은 가렴주구에 시달린다 해도 보기 싫은 꼬락서니 안 보면 그만이지만, 
관속들이야 싫으나 좋으나 날마다 원과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하니 그 고충이 
어떻겠어. 

옛날 어느 고을에 참 대책없이 사나운 원이 있었던 모양이야. 본바탕이 
포악하다기보다 성미가 불같이 괄괄해서, 육방관속들이고 통인이고 조금만 눈에 
거슬리면 주먹부터 냅다 휘두르고 본단 말이야.

그러니 웬만큼 운수대통한 날이 아니고는 아무도 원에게 얻어맞지 않고 무사히 
넘어가는 날이 없어.

관속들이 생각해 보니 이러다가는 저희들 볼따구니가 남아나지 않겠거든.

어떻게 하면 저 사나운 원의 손버릇을 고쳐 줄까 하고 이 궁리 저 궁리 하다가 
한 번은 용한 꾀를 냈어. 

원이 조회를 마치고 혼자 동헌에서 글을 읽고 있을 때를 기다려 저희들끼리 
숙덕숙덕하더니, 힘깨나 쓰는 통인 하나가 동헌으로 슬슬 들어간단 말이야. 

그리고 앞 뒤 잴 것 없이 성큼성큼 당상에 오르더니 다짜고짜 원의 볼따구니를 
힘껏 갈기는구나.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뺨을 한 대 얻어맞은 원이 그만 눈이 뒤집혀 길길이 
뛰지. 그도 그럴 것이, 제 앞에서 얼굴도 바로 못 들던 천한 통인놈이 벌건 
대낮에 뺨을 후려갈겼으니 제정신일까.

울대가 터지라고 소리쳐 관속들을 불러.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그 사이에 통인은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고, 관속들은 속내를 다 알면서도, 아 
저희들이 꾸민 일인데 왜 몰라, 짐짓 놀란 듯이 우르르 모여들어 허리를 
굽실굽실 하지. 

"사또, 무슨 일이옵니까?" 

"어서 통인놈을 붙잡아 형틀에 묶어라. 사지를 찢어 놓겠다." 

"아 그 미친놈이 내 뺨을 때리지 않았느냐?" 

원이 길길이 뛰는데도 관속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고 그저 눈만 멀뚱멀뚱 하고 서 
있거든. 원이 벼락같이 재촉을 하니 이방이 시치미를 뚝 떼고 나서서, 

"사또, 고정하십시오. 아무리 미쳤기로 그놈이 죽기를 작정하지 않은 다음에야 
그런 일을 저지르겠습니까? 필시 헛것을 보신 게지요." 

하지. 그러니 다른 관속들도 멀뚱하게 서서 고개만 주억거리고 있단 말이야. 

원이 그것을 보고 더 노발대발하는 사이에 다른 통인이 쪼르르 원의 아들에게 
달려가서 능청스럽게 고해 바치지. 

"아이고 책방 도련님, 큰일났습니다요. 사또께서 발작을 하셨습니다요." 

원의 아들이 버선발로 달려와 보니 제 아버지가 눈이 뒤집혀 입에 거품을 물고 
고래고래 악을 쓰고 있단 말이야. 

"아버님, 제발 고정하십시오." 

"뭐라고? 고정하라고? 통인놈이 내 뺨을 때렸는데도 고정을 해? 이제 보니 
네놈도 한통속이로구나." 

원이 분을 못 이겨 아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니, 그 서슬에 아들이 넘어지면서 
책상 문갑이 다 부서지는구나.

아들이 엉금엉금 기면서 빨리 의원을 부르라고 재촉을 한다. 이래서 원은 졸지에 
미친 사람 취급을 받게 됐단 말이야.

그 괄괄한 성미에 미친 사람으로 몰리니 더 화가 나서 날뛰었지만 아무도 원의 
말을 믿어 주는 사람이 없으니 어떻게 해. 치미는 분을 삭이며 가슴을 치고 있을 
수 밖에. 

그 때 마침 감사가 그 고을을 지나게 됐던 모양이야. 지나다가 이 고을 원이 
병이 들어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겠지.

딴에는 문병도 하고 위로도 해주려고 들렀는데,, 이 원은 마침 하소연할 데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마구 푸념을 늘어놨지. 

"아이고, 대감. 이런 원통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글쎄 벌건 대낮에 
통인놈한테 뺨을 얻어맞지 않았겠습니까?" 

감사가 듣고 보니 얼토당토않은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이 소문대로 병이 들어도 
아주 단단히 들었거든.

몇 마디 더 나누어 보고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던지 그 날로 파직을 시켰어.
저렇게 병이 중해 가지고야 어떻게 정사를 보겠느냐 하고 말이야.

그래서 원은 벼슬을 잃고 서울로 올라갔는데, 그 뒤로도 어쩌다 뺨 맞은 
이야기만 꺼내면 모두들 병이 도졌다고 의원을 부른다 약을 달인다 난리법석을 
피우니 어떻게 해. 숫제 입을 다물고 속앓이만 하며 살았지.

평생 그러고 살았대. 그것 참.

-출처미상

2001/04/30(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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