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33조회수 : 782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미자 02-15 17:09 | HIT : 21 | VOTE : 0 1999.04.04 조회: 1341, 줄수: 235, 분류: Etc. 
사춘기 부부 #33 


민철은 미자옆에 누워서 혜지를 생각했다. 아무래도 혜지의
태도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장난 인것만 같고 놀림감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또 심각하게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
다. 그러면서 자신은 미자에게 묶은 자유를 잃은 파랑새라고
생각했다.

민철은 뿌드득 뿌드득 이를 갈고 있는 미자의 자는 얼굴을
돌아다 보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오늘 하루를 푹 쉬고 있는
미자의 얼굴을 보자 죄인이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민
철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다가 어딘가에 꿍-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잠이 들어 버렸다.

' 장모님의 그 큰눈으로 내속을 훤히 들여다 보지는 않을까?
처가에 가면 혜지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지..
그러기 위해서라도 아예 지금 다 생각해 버리고 결론을
내려야지.. '

민철은 전철을 타고 미자와 처가로 내려 가면서 혜지가 한
말을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자의 마음은 알다
가도 모를 일이었다. 상희도 그렇고 형수도 그렇고 혜지도 힘
든 상황만 선택해서 사람을 좋아하는지 정말이지 알 수 없는
일 이었다. 자신은 적어도 혜지에대한 어떤 애뜻한 감정은 있
었지만 큰 주먹의 미자를 헤지 때문에 떠날 생각은 조금도 해
보질 않았기 때문에 더욱더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꿍.

또 언제나 그랬듯이 미자는 졸다가 머리를 뒤로 부딪히며
잠에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민철은 또 습관처럼 미자의 머리
를 어깨로 바쳐 주었다. 미자가 편한자세를 잡으려고 민철의
어깨를 파고 들때 민철은 또 한가지 느끼는바가 있었다. 그것
은 미자의 머리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는 것 이었다. 미자
만의 향기.. 민철은 그 향기를 맡으며 마음이 평온해져옴을
느꼈다.

처가에 백년손님으로 도착하자 이미 상이 준비 되어졌고 배
가 터지도록 먹어대고 또 끄적끄적대며 과일까지 먹어 치워야
만 했다. 언제 봐도 장모님의 눈은 민철에게 공포감을 안겨주
고 있었다. 그반대로 처가에는 세들어 사는 노인이 있어서 마
음의 평온을 가져다 주는 그러한 점도 없지 않아 있었다. 미
자 오빠의 '바둑 두자'라는 말과 '졌다 한판더둬' 라는 말은
민철을 또 궁지에 몰아 넣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명채 녀석의
중요할때의 방해가 간간히 맛물려 묘한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 형님...
말씀좀 여쭙겠습니다. "

민철과 미자오빠가 마주앉아 술대적을 하면서 민철이 말머
리를 꺼냈다.

" 허허..
백년 손님께서 물어 오시는데.. 어찌 막겠소이까..
하하하.. "
" 세들어 사는 노인 말인데요 ? "
" 응 그래..
왜 ? "
" 다른 가족은 없나 보죠 ? "
" 글쎄...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방세를 꼬박꼬박 내는 것을 보면 아마 가족이 있을꺼야.
한번도 보질 못했으니 ...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말이야. "
" 네..
근데... 오늘 노인의 모습이 보이질 않더군요. "
" 몰라.
항상 어디론가 나갔다가 안들어 올때도 있고..
어떨때에는 하루종일 방안에만 들어가서 나오지 않을때도
있고.. 그나저나 식사는 어떻게 하는지 나도 궁금해 지는
데.. "
" 그러게요.. "
" 뭐 - 가족들이 붙여준 돈으로 어디가서 떼우고 들어 오겠
지..
그런데 왜 그 노인에 대해서 물어보는거야.. 꼬치꼬치. "
" 하하...
아닙니다. 그냥 좀 이상해 보여서요. "

노인에 대한 얘기는 여기서 멈추고 다른얘기로 돌아가며 술
을 마셔 댔다. 민철이 미자의 주량을 못 따라 잡는데 어떻게
오빠의 주량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역시 민철은 먼저 고꾸
라 지고 말았다.

" 미자야 -
일루 들어와서 네 실랑 업어가라 ~ "

미자와 명채가 간신히 끌고 민철을 명채의 방에 눞혔다. 민
철은 정신없이 잠속으로 빠져 들어 갔다. 미자는 명채를 나가
게 하고 민철의 옷을 벗겨 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술에 취
해 옷을 입은 상태로 누워 있으면 이렇게 챙겨 줄까 하는 생
각을 하다가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그날밤은 미자가 바지로 갈아입으려고 이불 속에서 꿈지럭
댈 필요가 없었다.
민철이 깨어 난 것은 이미 해가 중천에 솟아 있을때 였다.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해는 바보같이 이미 떠올라 있
었던 것이다.

민철이 마당으로 나가자마자 노인의 모습을 찾았다. 역시
괜한 기대임을 나타내 주듯이 노인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노인의 신발도 없었다. 그렇다면 어제 저녁은 집에 들어오지
않으신게 틀림 없었다. 잠은 어디서 자는 걸까 ? 어떻게하든
오늘 만큼은 노인의 모습을 보고가고 싶었다. 그러나 끝내는
그 노인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장모께서 내민 김치 보따리
를 들고 미자 오빠의 악수에 숙취가 진동해 머리가 깨질것 같
은 기분을 느끼면서 미자와 몇차례의 인사를 더하고 골목을
걸어 내려 왔다.

민철의 눈은 아직도 노인의 모습을 찾는지 시종 주변을 둘
러보며 골목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골목을 다 빠져 나올때즘
구멍가게 간이 마루에 노인의 모습이 보였다. 민철은 기쁘기
그지 없었다. 당장이라도 뛰어가 큰절을 올리며 문안을 여쭙
고 싶었다. 민철은 노인의 등뒤로 천천히 다가갔다. 노인은
인기척을 못 느꼈는지 막걸리 마시는데에만 열중 하고 있었다.
노인의 뒷모습을 보니 문뜩 낮익은 굽은 등이 생각이 났다.

너무나도 낮익은 그러한 모습에서 민철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
트릴뻔 했다. 왜 이토록 닮아 있는건가.. 와락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억 누르며 조용히 말을 걸어 보았다.

" 저 - .. "

노인은 못들었는지 계속해서 술마시는데에만 열중하고 있었
다. 걸어내려가던 미자는 민철의 행동이 이상해 우뚝서서 지
켜 보고 있었다. 쟤가 왜저러지 하는 표정이었다.
민철은 다시 한번 소리를 높여 노인을 불렀다.

" 저 - 어르신네.. "

그때서야 노인이 민철의 얼굴을 돌아다 보았다. 우수에 젖
어 있는듯한 눈.. 삶을 달관한듯한 눈... 눈물이 반쯤은 차있
는듯한 노인의 눈이 민철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민철은 그자
리에서 얼어 붙고 말았다. 그 순간에 영원히 멈춰진것 같은
기분으로 멍하니 서있었다. 너무도 그리워 했던 눈...

민철은 입에서 가늘게 어떤 단어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끊
이지 않을것 같이 계속해서...

" 아버지... 아버지... "

노인은 빙긋 웃어 주었다. 그럴때에 온갖 주름이 골을 만들
며 구겨지고 있었다. 원망의 주름... 안타까움의 주름.. 고뇌
의 주름... 서러움의 주름... 그것은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였
다. 어느덧 민철의 눈에서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 야 -
뭐해 !
빨리 안와 . "

민철의 눈물을 억누른 것은 미자의 커다란 목소리였다. 노
인은 눈물이 반쯤 차있는 눈을 돌려 다시 막걸리를 마시기 시
작했다.
아-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얼마나 그리워 하고 원망했
던 아버지의 모습이었던가..

" 고민철 ! "

민철은 얼른 얼굴을 돌려 노인에게서 떠났다.

민철은 집에 돌아 와서도 아버지에 대한 영상이 지워지지
않았다. 아버지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한 노인의 표정에서 다
시금 아버지의 영상을 뚜렷히 기억하게 하고 있었다. 민철은
이제서야 그노인에게서 마음의 평온함을 느꼈던 이유를 알것
같았다.

민철은 7년전 아버지가 돌아 가셨을때 아버지를 원망했다.
가장 그리워하고 가장 좋아한 아버지를 원망 했던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서 형수가 격어야할 고통과 거기서 파
편처럼 튀어나오는 고통으로 인해 사춘기 시설의 놀라움과 방
황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었다. 민철은 그때서야 한사람의 죽
음이 이토록 엄청난 아픔을 가져 온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자의 작은 실수도 그렇게 과장되게 받아들
이고 힘들어 하는지도 몰랐다.

"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니 ? "
" 아무것도.. "
" 내일은 어머님 뵈러 가 -
전화 드리구.. "
" 그래.. "

미자는 TV켜고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민철은 생각에 잠겨
TV를 멍하니 보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인식 할 수 없었다. 어
느새 미자는 드라마에 깊이 빠져 들어가며 혼자서 웃기도 하
고 입을 삐죽 거리기도 하면서 즐거워 하고 있었다. 가끔가다
가 몸을 뒤틀면서 웃던 미자의 손이 미철의 배를 퉁퉁 치기도
했다.

퉁..퉁...통..
어느새 민철의 배는 미자의 장난감 북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
마도 두들길때의 소리가 듣기 좋았던 모양 이었다. 민철도 생
각을 방해하는 그러한 미자의 장난이 싫치는 않았다. 두드리
는데로 그냥 가만히 놔 두었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스르르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통통통... 통통..
잠결 속에서도 그소리는 아련히 먼곳에서 들려 오는것처럼 그
렇게 조금씩 커져 가면서 들려오고 있었다. 먼곳 안개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아주 작은 모습으로 걸어 오고 있었다. 민철
이 좋아 했던 작은 북을 들고 두팔을 벌리고 천천히 다가 오
고 있었다. 통통통... 북을 천천히 두들기며 ....

팍 ~ 북의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고 민철은 배에 고통을 느
끼며 꿈에서 깨어 났다. 민철은 배가 따가움을 느끼고 쓸면서
미자를 보았다.

" 어머..어머머머...
미안.. 미안해..
저 코메디가 너무 웃으워서 나도 모르게 그만..
미 - 안 - 해 ~ "
" 이리와 이... 코속의 때야.."
" 코딱지 ? "
" 그래. 코딱지다~ 콧속의때~
니가 배를 두드리는 만큼 난 널 간지럽 태울꺼야. "
" 엄마 ~
하지마 ~
아-악 ~ "

미자는 피하려고 방을 이리저리 도망다니고 민철은 미자를
잡아 간지럽태워 죽일 작정인지 무섭게 대들고 있었다.

퍽.
붕 ~

" 거봐 ~ 하지 말라고 했잖아."

꿍. 잠잠.... 드르렁...

" 히히히히... "

민철과 미자는 다시 장난을 시작 했다가 미자의 주먹으로
장난이 끝났다. 언제나 그랬듯이...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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