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38조회수 : 907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미자 02-15 17:13 | HIT : 24 | VOTE : 0 1999.04.06 조회: 2054, 줄수: 256, 분류: Etc. 
사춘기 부부 #38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레스토랑 에서 미자는 너무도 변해있
는 상희의 모습을 바라 보고 먼저 말을 꺼냈다.

" 언제 왔어 ? "
" 그제.. "

상희의 표정은 밝아 있었다. 그전과도 너무도 다른 상희의
표정을 살폈다. 말그대로 강인해 보였다. 그전에 오빠가 군대
에서 휴가를 잠깐 나왔을때의 모습이 상희에게서 보였던 것이
다.

' 대식을 잊어 버렸나 ? '

상희가 아직 대식을 생각하고 있는지가 궁금 했다. 표정으
로 보아선 이미 그런 하찮은 사랑의 감정 따위로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표정 이었다.

" 근데.. 그 큰가방은 뭐니 ? "

상희가 미자옆에 놓여 있는 커다란 가방을 보고 물어왔다.
미자는 얼른 가방을 만지며 댓구할 말을 찾느라고 애쓰고 있
었다.

" 너 싸웠구나 ?
민철씨하고.. "
" 히히...
응. 갈데가 없어. 막상 나와 보니까 막막하다. "

미자는 아예 털어놔 버리는 것이 현명하리라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 그짜식 - 열받아서 죽겠어.
성질 같으면 내쫒아 버리는 건데..
너무 성질이 나서 내가 먼저 나와 버렸지 뭐. "
" 어머..
너 남편한테 짜식 이라고 하니 ? "
" 어...으..응.
없는데 뭐 어때. "

미자는 괜히 부끄러워 졌다. 아무래도 자신의 남편한테 그
런말을 쓴다는것은 어째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었다.

" 상희야..
며칠간만 같이 있을 수 없을까 ? "
" 얼마 동안 ? "
" 나한테 찾아와서 싹싹 빌기 전에는 안들어가. "
" 만약 그렇게 하지 않을 때에는 ? "
" 그럴때에는..
흥 !
갈라서지 뭐 ~ "
"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너 너무 쉽게 말하는거 아니니? "
" 니가 뭘 안다고 그러니 ?
말은 할 수 없지만... 정말 ... 열불나서..
으이그 - 정말 시련이다.. 시련이야. "
" 호호호...
하찮은거 가지고 또 싸웠구나.
부럽다. 너희 부부가 정말 부러워. "
" 너는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몰라서 그래.
어 - ?
근데 너 ... "

정말 미자는 상희의 말투가 대범해 지고 달라졌다는데 놀라
고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할때 그전 같았으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 오히려 미자가 제풀에 화를 풀고 상희를 위로해 주
곤 했는데..

" 너.. 말투가 많이 달라졌다? "
" 그래 ?
난 모르겠는데.. "
" 참 !
너 그동안 어디 갔다 왔어. "
" 대식씨 찾으러 바다로.. "

상희의 즉각적인 말에 미자는 놀라고 말았다. 상희는 아직
도 대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단 말인가? 그런데 그런말
을 너무도 쉽고 자신감에 찬 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고는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을것이라는 것을 짐작 할 수가 있었다. 그렇
치 않아도 대식이에 대해 어떻게 물어 볼까 하던 참이었는데
의외로 쉽게 먼저 대식에 대해서 말을 꺼냈으니 물어 보기가
한결 수월 할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저렇게 강하게 나오다가
나중에라도 울고 짜고 하는 모습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이 밀려오기도 했다. 항상 그런것처럼..

" 대식이 ... 찾았어 ? "

미자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 아니! "

오히려 상희는 계속해서 아주 간결하고 과감하게 대답을 하
고 있었다. 미자는 그러한 상희를 통 이해 할 수가 없었다.

" 지금도 대식이 찾고 싶어 ? "
" 글쎄...
왜 ? "
" 대식이 한테 편지 왔었어. "
" 그래 ? "

상희는 전혀 놀라는 눈치가 없었다. 어쩌면 저토록 담담해
할 수 있는가 생각하면서 미자는 말하는데 한결 마음이 가벼
워 졌다.

" 군대 있어. "
" 그래 ?
언제 ? "
" 아마... 지금 자대 배치받고 이등병 이라는 걸 보면 두달
조금 넘은 것 같았어.
상희야... 너.. 면회 가볼래 ? "

미자는 담담하게 듣고 있는 상희의 눈치를 살피며 그래도
조심성 있게 물었다.

" 아니 ! "

상희의 대답은 명쾌 했다. 미자는 상희를 유심히 살피며 다
시 물었다.

" 너 - 대식이.. 잊었니 ? "
" 아니. "
" 그럼.. 포기 했어 ? "
" 아니. "
" 너 진짜로 달라 졌구나 ? "
" 글쎄...
미자 네가 그렇게 보았다면 그게 맞을 꺼야. "
" 근데 왜 가지 않는다는 거니 ? "
" 후훗...
내가 대식씨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직도 여전해.
그리고 절대 포기도 안해.. 그렇다고 부담 주면서 까지 찾
아 가고 싶지는 않아.
대식씨는 대식씨 이고 나는 나 이니까..
그냥 그대로 누구의 감정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는 거야.
내가 사랑한다고 해서 그런 이유로 강요라던가 그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싶지는 않아.. "
" 그럼 어떻하겠다는 거야. "
" 후훗...
넌 결혼해서도 그걸 모르겠니 ?
사랑은 강제가 아니고 오기도, 질투도 ,어거지도 그 어느것
도 아니야.. 내가 결론 내린 바로는 말이야.
단지 두사람 모두 하나하나의 남남 일 수 밖에 없어..
그리고 서로의 감정을 그대로 감정의 혼색이 되지 않게 그
렇게 지내는 거야.. "
" 혼색 ? "
" 어머..
그냥 말이 나오는대로 지껄였을 뿐이야.."
" 아니.. 그게 아니라 ..
너 얼굴만 까맣게 변한게 아니라 말투와 너의 모든게 변했
어.. 정말 변했어. "
" 역겹니 ? "
" 호호호...
얘 무슨 소리야.. 역겹다니..
존경스럽다.
아휴 ~ 열받어 - "

미자는 상희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민철이 생각이 나서 화
가 났다. 상희의 말대로라면은 미자와 민철은 전부 오기이고
질투고 어거지 인것이다. 하나도 아름다운 말로 치장할 수도
또 상희처럼 어떤 사랑의 결론도 내릴 수 없는 것 이었다.

어차피 사랑도 없는 결혼 이었기에 그랬는지도 몰랐다. 적
어도 둘중에 어느 한사람 이라도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면은
상희의 말대로 이해로써 풀어 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 상희야 만약 네가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바람 피우면 어떻
게 해야 하겠니 ? "
" 민철씨가 그랬어 ?
누구하고 ? "
" 아..아니.. 그.. 그런게 아니고.."
" 글쎄..
그때는 가만둬서야 되겠니 ?
팍 - 그냥. "

상희는 손날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해 보였다. 미자는 눈이
커다랗게 뜨이며 상희를 똑바로 바라 보았다.

" 자살 ? "
" 호호호...
얘좀봐 - 자살은 왜 자살을 하니..
그런 남편은 작살 내야지. "
" 그렇다면 조금전에 했던 말과 모순 되잖아. "
" 모순 될께 뭐있니 ?
내가 얘기 한거는 이미 사랑을 확인한다음 결혼 했다는 전
제에서 말한 거야.
어차피 서로 사랑을 확인하면서 결혼을 했을 바에는 그 사
랑을 지켜가야 하지 않겠니 ?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야.. "
" 그건 그래.. 나도 동감이야.
근데.. 사랑이 없이 결혼 했을 경우에는 ? "
" 난, 그런 사랑 없는 결혼은 안해.
요즘처럼 타산적이거나 이기적인 욕심에서 결혼은 불행 이
야.
......."
" ....... "

미자는 할 말이 없었다. 더이상 상희에게 물어 보았다가는
억울한 결혼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려 주는 꼴이 될것이 뻔한
것이었다.

상희는 무슨 눈치를 챘는지 의심의 눈초리로 미자를 노려
보았다.

" 민철씨 진짜로 바람 피운거 아냐 ? "
" 아냐..
그냥 싸웠어. "
" 그래 민철씨는 그럴 사람이 아니지..
참 !
나 술 많이 늘었다. 내가 술한잔 살께 나가자.."

술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미자에게 술얘기가 나오자 미자는
눈빛이 달라졌다.

" 그래.
마시자 ! 신나게 한번 마셔 보자 !
대범해진 상희를 위해 오늘은 건배 하자."

정말로 술이라면 한잔을 마시고 나가 떨어지던 상희가 오늘
따라 미자와 맞먹게 대적하고 있었다. 미자에게는 상희의 그
런 모습이 별일이었다.
생전 술과는 인연이 없을것 같은 상희가 이토록 술에 강할
줄은 정말 몰랐었다. 술기운이 돌면서도 상희는 그전처럼 약
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유쾌하고 힘이 넘쳐흘렀다.

' 넌 많이도 강해 졌구나..
그래 축하한다.. 축하 ? ... 뭘.. 사랑을 포기한것을.. '

상희와 미자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셔댔다. 사랑이란건
저만치 가방속에다 묻어 두고 남자들을 안주로 질겅질겅 씹으
며 신나게 퍼댔다. 건달같은 사내들이 곁눈질로 흘겨도 전혀
신경이 쓰이질 않았고 시계 바늘이 꼭대기를 꺽어져 들어가도
신경이 쓰이질 않았다. 상희의 새롭게 태어난 모습을 축하하
고 미자의 승리를 위해 건배. 건배를 합창했다.

그시간에 민철은 방안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소주를 세병째
비우고 있었다. 한 여름 인데도 썰렁해진 방안의 공기를 느끼
면서 처량하게 고개를 꺽으며 병아리처럼 술 한모금 마시고
천정한번보고 또 술한모금 마시고 미자가 빠뜨리고간 브레이
지어 한번보고..

지랄... 홀짝.
미자의 주먹을 그리워하군.. 홀짝.
내 팔자에 마누라 복은 없어.. 후훗.. 홀짝.
엄마 ~ 나 마누라 잃어 버렸어... 홀짝.
엠병할..지랄.. 비러먹을.. 정말 어처구니 없군... 홀짝.
왜 내가 혼자이길 원했으면서 지금은 또 이렇게 허전하고 쓸
쓸한건가? ..... 홀짝.
알코올 탓이지 뭐.. 그래 알코올... 홀짝.
싫다 싫어.... 건방진 짜식... 홀짝.
그래 이혼이다 이혼.... ..... ......

푸..푸.. -
민철은 푸푸 거리다가 벽에 기대어 잠이 들어 버렸다. 담배연
기가 자욱한 방안에 한남자가 그렇게 쓸쓸히 목을 꺽고서 잠
들어 버렸던 것이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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