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한국의 야담 127
어리석은 남편과 음탕한 아내가 여행을 하다가 어느 산길에 이르렀다.
그런데 한 젊은이가 암말을 세워놓고 음란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편은 젊은이의 행동에 궁금증이 일었고, 아내는 젊은이의 큰 물건에 마음이
혹했다.
남편이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묻자,
젊은이는 "말이 복통이 나서 약초를 넣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짐짓 말에서 떨어지는 시늉을 하며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그리고는 남편에게 젊은이에게 부탁하여 복통을 치료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인적이 드문 산길이라 의원을 부를 수 없는 상황인지라 남편은 젊은이에게
부탁을 했다.
젊은이는 이런 증세는 손으로 처리가 안 되고 직접 남자의 성기를 넣어야
한다면서 난처한 척 하였다.
다급한 남편은 권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못이기는 척하고 젊은이는 고환을 묶은 노끈을 남편에게 쥐어주며 멀찍이 서
있기를 요구하며 함부로 잡아당기면 생명의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하였다.
젊은이와 아내가 일을 시작하였는데, 아내는 배가 낳아지는 것 같다며 더 깊이
할 것을 요구하였다.
어리석은 남편은 멀리서 바라보다가 둘의 모양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하자
젊은이는 불쾌한 척하며 그만두려 하였다.
그러자 부인이 화를 심하게 내 남편은 잘못을 사과하였다.
부인은 일이 끝나자 복통이 깨끗이 나았다며 신통함을 칭찬하며 감사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자기가 가진 끈을 잡아당겼다면 그 청년이 죽었을
것이라고 얘기하자, 부인은 그런 살인 누명을 쓸만한 이야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며 남편에게 그 일에 대하여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 고금소총 (古今笑叢)에서
2002/02/07(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