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한국의 야담 128
꾀많은 시골 관리가 서울에 왔다. 서울 기생이 궁금하였으나 돈이 없어 함부로
나설 처지가 아니었다.
기생집을 찾아 간 관리는 일부러 공첩을 허리에 찬 후 술이 취한 척 집 앞에
쓰러졌다.
마침 밖으로 나오던 기생이 공첩을 보고 관리임을 눈치채고 안으로 들여
관리를 뜯어먹으려고 궁리하였다.
관리가 술에 취한 척 내일 바쳐야 할 공물이 있다고 흘리듯이 얘기하자 기생이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하였다.
그리하여 기생집에 머물게 된 관리는 시골에서 알게 된 방법이라며 기생에게
무명 한 필을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알몸을 묶은 다음, 남은 무명을 대들보에 묶어 그네처럼
왔다가게 하고는 운우를 즐기니 기생이 아주 즐거워하였다.
실컷 기생을 희롱하고 난 관리는 초에 불을 붙여 기생의 음부에 꽂고는
줄행랑을 쳤다.
초가 타들어가자 뜨거움에 당황한 기생은 "불이야"하고 소리를 질렀으나
이웃들은 불이 난 곳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였다.
결국 기생이 소리지르는 곳으로 달려가보니 은밀한 곳에 꽂힌 초가 거의 다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웃사람들이 기생을 풀어주고 연유를 물으니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 고금소총 (古今笑叢)에서
2002/03/1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