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사랑이야기 2부 (23)

*자취생: 십. 구...사. 삼. 이. 일. 야호.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좀더 밝은 세상이 되자. 티비에는 종각앞모습이 방송되어지고 있다. 사람 엄청 많네. 저사람들 집에 갈때는 뭐 타고 가지?
'새끼들 다 똑같구만.' 새해가 된 기분으로 동네나 한바퀴 돌려고 나왔더니만, 자정이 훨씬 지났는데도 꼬마들과 부근 자취생들이 어울려 나와 동네분위기가 꼭 초저녁같다.
그녀집앞이나 한번 가볼까? 이동네도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네. 앗. 그녀도 나와 있다. 도망가야겠다.
그녀 어머님도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에 그때 받은 물통의 물을 다 먹었다. 잘못하면 새해 아침부터 초죽음이 될지도 모른다. 후후 새햅니다. 두분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백수아가씨: 잘려고 했는데, 우리 엄마 또 시작이시다. 아빠는 잠 드셨다가 깨셨나보다.
'땡. 아항. 이제 나의 힘들었던 40대는 갔구나. 할머니 소리 듣는 50살이 되버렸다. 서러운 내 인생아."
"헴 헴. 내가 있잖소. 저기 혜지도 있고, 혜철이도 한달만 있으면 제대요."
아무래도 엄마의 작전 같았다. 가엾은 우리 아빠 눈비비시며 차열쇠 찾으러 가셨다. 아버지가 차를 차고에서 빼는 동안 집앞에서 거의 보름달이 된 달을 보았다. 올해는 다시 웃을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어이 종각까지 아빠는 엄마를 태우시고 야간운전을 하시고 말았다. 잠이 쏟아지는 나까지 태우고 말이다. 그나저나 사람들 엄청 많다.

*자취생: 새해 아침부터 굶을 수는 없었기에 즉석 떡꾹을 끓여 먹었다. 그런데로 먹을 만 하네. 하나 더 끓여 먹었다. 좀 무리를 했지만 배가 부르니 좋다.
새해니까 집에다 전화를 해야지.  어머니께서 객지에서 고생한다며 면접끝나면 내려오라고 하셨다. 집에 갔다온지 한달도 안됐는데... 어머니는 내가 아직도 어린애처럼 보이시나 보다.
혜지씨한테도 음성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남겨 주어야지.

#백수아가씨: 오전에 삐삐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 10시가 다되었다. "후 녀석이네. 그래 너도 복 많이 받아라."
우리 부모님 새해가 떴는지. 안떴는지 궁금하지도 않으실까? 아직 한 밤중이다. 하기야 새벽에 종각앞에서 그렇게 날을 샜는데... 아침은 뭘 먹지? 남들은 새해가 되면 떡국을 끓여 먹기도 하는데...
"여보시오."
"저에요."
"아. 예.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예. 현재도 새해 복많이 받아요."
"그럼요."
"지금 뭐하세요?"
"책 좀 보고 있어요."
"혹시 아침 먹었나요?"
"예? 지금 시간이..."
"혹시 안먹었다면 새해고 해서..."
"새해고 해서요?"
"내가 잘아는 만두집이 있는데 그 집이 떡국도 참 잘하거든요."
"예. 새해니까 떡국 먹어야죠."
"내가 사드릴테니 같이 안갈래요?"
"지금요?"
"아니요. 한 삼십분쯤 뒤에요."
"어디서요?"
"우리는 만화방앞 아닌가요?"
"그래요."
엄마 아빠. 계속 곤히 주무세요. 소녀 아침먹고 오겠사옵니다.

*자취생: 지금이나 삼십분 뒤나, 그게 그거지 뭐. 괜히 두개나 끓여 먹었다. 배부른데... 그래도 그녀가 사준다는데, 보던 책을 덮고 일어섰다.
"잘 아는 만두집이 여기서 멀어요?"
"아니에요. 조금만 걸어면 돼요."
혜지씨가 말한 만두집, 떡국 진짜 양많다. 이걸 어떻게 다 먹냐?
"양 많죠?"
"좀 되네요."
"저 이거 다 못먹거든요. 제꺼 조금 더 드릴께요."
"아..아니."
"자취하면 많이 못먹잖아요. 자.."

새해아침 첫날부터 배터지게 떡국을 먹었다. 아무래도 올해는 굶어죽는 운은 없나보다. '으 천천히 가요. 혜지씨'

#백수아가씨: 녀석의 떡국 먹는 모습이 어색하다. 맛있는데... 그래 그렇게 다 먹는거야.
내가 팔짱을 꼈을땐 참 빨리도 걷더니만, 오늘은 내 걸음에도 못맞추네. 어디 아픈가?
집에 돌아오니 부모님방은 여전히 한밤중이었다.
점심때가 다 되었는데, 딸이야 밥을 굶든 말든, 우리엄마 잘도 주무신다.

*자취생: 드디어 오늘이 면접날이다. 그동안 이 면접에 대비해서 책도 보고 신문의 거의 안보던 사설도 읽어었다.
혜지씨도 안보고 말이다. 잘되야 될텐데... 면접 그것도 시험이라고 날씨가 꽤 춥다. 양복에도 털목도리가 참 잘어울리는구나.

@백수아가씨: 후후. 오늘 아침도 자동차 학원을 가야지?
어제부터 과외도 시작했다. 여학생네 집에서 했는데, 남학생녀석이 꽤 쑥스러워 했다. 그래 그녀석 나이때가 소녀방이 어떻게 생겼나 가장 궁금할때지. 둘이 친하게 지낼수 있도록 내가 다리도 놓아주어야겠다.
아침날씨가 꽤 춥다. 녀석이 준 장갑을 끼고 나가야겠다. 참 부드러운 가죽느낌이다. 녀석 돈좀 썼겠는걸.
호. 아침에 녀석을 보았다. 며칠 연락도 안하더니만 어딜 가는거지? 양복을 입었네. 쿠. 아무리 내가 짜준 목도리지만 양복에다 털목도리를 하고 가다니...
"안녕?"
"예. 안녕하세요."
"어디 가요?"
"예?..아 회사 면접날이라.. 혜지씨는 어디가는데요?"
"자동차학원이요. 그때 같이 갔었잖아요. 어제부터 나갔어요."
"예. 할만하던가요?"
"그런데로." 쿠 목도리를 할려면 제대로나 하지.
"현재씨 이리와봐요."

*자취생: 목도리의 따뜻한 느낌으로 밖을 나왔다. 혜지씨를 그녀의 골목의 끝자락에서 만났다. 그녀가 내가 준 장갑을 끼고 있다. 하하 잘 어울린다.
"현재씨 이리와봐요."
"예? 왜요."
그녀가 장갑을 벗어 자기 호주머니에 넣더니 내 목도리를 잡았다. 뽀뽀라도 해줄려나? 남들이 보면 어쩔려구?
"목도리는 이렇게 매는게 아니에요."
그녀가 목도리를 풀더니 다시 매어준다.
"훨씬 낫죠?"
"예... "
"그럼 면접 잘보고 나중에 봐요."
"예. 잘가요." 그녀가 다시 장갑을 끼고선 학원쪽으로 걸어간다.
헤... 너무 사랑스럽다.

면접은 오전 오후로 나눠 오전은 개인면접이고 오후는 그룹토의였다.
면접실 안에는 50대의 중후한 아저씨 한분과 30대중반의 아저씨가 앉아 있었다.
50대 아저씨는 낯이 익다.
"**번 이현재입니다."
"그래 목도리는 풀게."
"예."
"자네 이력서를 보기전에 몇가지 질문을 하겠네."
"예."
"요즘 정부에서는 21세기 지식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네. 그래서 지금 수출산업의 기반이 되는 철강산업이나 중화학분야는 등한시 되는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네. 이에 대해서 자네의 의견은?"
"예. 21세기에는 소규묘 자본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지식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은 틀림없습니다. 당연히 투자를 해야겠지요. 하지만 탄탄한 기초위에서 아름다운 조형물이 빛을 바라듯 산업의 기초가 되는 철강산업같은 것을 등한시하는 문제는 잘못된거라 생각합니다. 정부나 기업에서 지금 돈이 안된다고 소홀히 한다면
지식산업 또한 발전시킬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고용창출면에서도 꼭 기초산업에 투자를 해야된다고 봅니다."
"그런가? 그럼 요즘의 구조조정문제를 현재 사회로 나오는 대학생들의 관점에서 말해본다면?"
"현재 구조조정은 서구의 일방적인 가치관을 동양의 문화적이해없이 강요하는데 대해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나라 대기업중심의 경제구조는 조정을 해야합니다만 그보다는 Social development을 통한 사회전반적인 문제를 먼저 조정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대비책이 없었던 지금 사회준비생들은 너무나 사회진출이 좌절되어 있습니다. 대학자체의 구조조정이 먼저 이루어진상태서 준비가 있었더라면 요즘 같이 우리세대가 lost generation.이 되지는 않았을겁니다. 사회에서 필요할때 많은 과를 만들어 놓고 지금 필요없다고 우리를 실업자로 내몰리게 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에 많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너무나 희망이 없어진 상태서 사회서 도태되지나 않을까 염려됩니다."
"그래. 양대리 이학생 이력서 좀 줘봐요."
"여깄습니다."
"어라? 진주사람이네."
"예."
"나도 진주사람인데,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나?"
"진주 고등학교 나왔는데요."
"이런, 여기서 고교 후배를 만나네."
"예? 선배님이시군요. 저희 아버지도 진주 고등학교 나오셨읍니다"
"그래? 몇회신가?"
"33회이십니다. "
"아. 내 선배님이시구나. 난 35회네."
"예..전 62횝니다."
"최실장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자네는 가만 있어봐. 그래 부친은 지금 어디 사시는가."
"진주 상대동에 사십니다."
"야. 나도 한때 그 동네서 살았네. 동문에다 동향에다 가까운 동네서 산사람이라니 반갑네. 그리고 보니 자네 낯이 익구만."
"예 저도 첨에 그렇게 느꼈습니다."
"혹시 자네 어디서 나보지 않았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
"그 목도리도 낯이 익구만."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어디서 봤지? 학연, 지연은 반드시 뿌리뽑혀져야 한다. 그래도 느낌이 좋다.
그래 오늘 혜지씨가 목도리를 매만져줄때부터 기분이 좋더니만... 요즘들어서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계속 이동네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 그래도 합격하면 좋지.

24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
원작자: 이현철


한국 Korea Tour in Subkorea.com Road, Islands, Mountains, Tour Place, Beach, Festival, University, Golf Course, Stadium, History Place, Natural Monument, Paintings, Pottery, K-jokes, 중국 Chin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J-Cartoons, 일본 Japan Tour in Subkorea.com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E-jokes, 인도 Indi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UNESCO Heritage, Tour Place,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Paint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