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34조회수 : 400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1761, 줄수: 79,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34 

子見欺哉 

서평(西平) 한준겸(韓浚謙)이 일찍이 기묘년 사마시(司馬試)에 장원에 올라 글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그는 어느 날 하의(荷衣) 홍유(洪油)를 만나러 동호 독서당을 찾았다. 하의는 
때마침에 잠자리에 들었고, 다만 학사 신광필(申光弼)이 홀로 앉아 있기에 그는 
인사를 드렸다. 신이, 

"그대는 무었을 하고 있나?" 

하고 묻자 그는, 

"소생은 시골서 올라온 무인(武人)으로서 금위(禁衛)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마침 친구를 찾아 이곳을 지나치다가 당돌히 높으신 자리에 침입하온 바 
황공하기 짝이 없소이다." 

하고 사과를 하니 신은, 

"괜찮네, 여기 않게." 

하고 이내, 

"오늘 밤 경치가 심히 아름다우니 풍월을 읊는 것이 아떤가. 그대는 운을 한 번 
불러 보게." 

하는 것이다. 그는, 

"풍월이 무엇인 줄을 모르는 제가 운이 무엇인 줄을 어찌 안단 말씀이오." 

하자 신은, 

"사물을 접촉하는 대로 흥취를 문득 느껴 그 풍경을 묘사하는 것을 풍월이라 
하고, 소리가 시로 같은 글자를 불러 글귀 끝에 다는 것을 일러 운을 부른다는 
것이야." 

하니 한은, 

"일찍부터 학업에 전념치 않고 다만 활쏘기만을 익힌 제가 어떻게 글자를 안단 
말씀이오." 

하고 거듭 사양을 하였더니 신은, 

"그대가 아는 글자만 불러 보게." 

하고 강요하는 것이다. 그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저는 무인으므로 변변치 못하나 일찍이 배운 것으로 운자를 삼겠소이다." 

하고는, 

"향각궁(鄕角弓) 또는 흑각궁(黑角弓)의 궁자가 어떨지요?" 

하였더니 신은, 

"좋아." 

하고는 곧, 

천리 이 강산을 피리 한 소리에 보내니 
의심커라 이 내 몸이 그림 속에 있는 듯이 

하여 두 구를 마쳤다. 이윽고 하의가 잠이 깨어 그를 보고, 

"그대, 어디서 오는 길인가." 

하고 묻자 신은, 

"이 한내금이 운자 부르는 것이 매우 기특하더이다." 

하고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의는, 

"그대가 속았네. 이 사람은 나의 처남신방 강원 한준겸이야." 

하고 크게 웃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신은 크게 놀라는 한편 그에게 속은 것이 
몹시 부끄러워하였다. 

-명엽지해(蓂葉志諧)에서- 

2000/11/0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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