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38조회수 : 470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040, 줄수: 94,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38 

問卦避凶 

한 선비가 먼 시골에 갈 일이 있어 이웃에 이웃에 유명한 점장이 맹인이 있음을 
듣고 찾아가서, 

『내가 이번 원지행역(遠地行役)에 가히 무사히 가고 올 수 있겠는가? 나를 
위해 점쳐 보라』 

하여 맹인이 점을 쳐 보더니 점괘를 말하되, 

『떠나서 사흘째 대낮에 반드시 횡사하리니, 가지 아니함만 못하겠소이다.』 

『만약 횡사할 줄 안다면 어찌 가히 떠나가랴. 다만 볼일이 대단히 요긴하니, 
무슨 피흉면액(避凶免厄)의 길은 없겠는가? 그대는 나를 위하여 모름지기 
다시금 한번 점쳐 달라.』 

하는 간청이 지극함에 맹인이 다시 점친 후에 반 식경이나 깊이 생각한 끝에, 

『과연 한번은 액을 면하고 무사히 돌아올 길이 있으니, 모름지기 스스로 
생각하여 가히 도모하면 길을 떠나가도 무방하리다.』 

하니, 

『차례로 말하라. 죽음에서 생을 구함이 어찌 능히 도모하지 못할 일이리오.』 

『떠나서 사흘째 되는 날, 날이 밝을 즈음에, 길을 가다가 처음 만난 여인을 
기어이 간통하면 스스로 무사하리다.』 

선비가 명심하더니, 길 떠난 지 과연 삼일되는 날에 일찍 떠나서 삼사십릿길을 
간즉, 한 여자가 길 옆의 우물 가에서 빨래하는지라, 처음 보매, 상가(喪家)의 
여자 같았다. 

이에 말에서 내려 노방(路傍)에 앉아 있으니, 얼마 후에 여자가 일어나 
돌아가거늘 선비가 그 종에게, 

『너는 말을 끌고 주막에 가서 말을 먹이고 쉬고 있으면 내가 잠시 볼 일이 
있어 오늘 저녁이나 혹은 내일 아침에 가리니, 너는 모름지기 기다리라.』 

종이 말을 끌고 먼저 주막에 간 후에 선비가 이 여인을 따라 간즉, 반 식경쯤 
간 곳에 한 초옥에 들어가거늘, 선비가 뒤를 따라 문으로 들어가니 고요하며, 
한 사람도 없어 문정(門庭)이 쓸쓸한지라, 여인이 돌아다보면서 괴상히 여겨, 

『어떠한 양반이 나를 따라왔읍니까?』 

선비가 아무도 그 안에 없음을 보고 이에 무릎을 꿇고, 

『내가 대단히 민박(憫迫)한 사정이 있어 그대에게 애걸하노니 즐거이 
좇겠읍니까?』 

『과연 무슨 일이오이까?』 

『내가 지금 천릿길을 떠났는데, 떠날 때 길흉은 점친즉 오늘 길 가운데서 처음 
만나는 여인을 한번 상관해야만 가히 오늘의 횡사를 면한다 하니, 오늘 처음 
만난 여인은 곧 그대인지라, 그대를 잠간 본즉 사람됨됨이 지중지귀(至重至貴) 
하거늘, 바라건대 그대는 장차 죽을 이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이 마음의 
염치없음과 그대 마음의 음덕(陰德)은 마땅히 다시 어떻다 하랴?』 

여인이 말없이 깊이 생각하다가 잠시 후에, 

『내가 비록 민간의 상놈의 딸이지만, 일찌기 이와 같은 난잡한 행동이 
없었사오니, 양반의 정상을 들으니, 결코 색(色)을 취해서가 아니요, 남편이 
멀리 떠나 없고 첩이 혼자 있으니,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함은 또한 좋은 일이나, 
다만 백주에 몸을 허락함이 몹시 부끄러우니, 머물러 기다리시다가 밤에 하심이 
어떠시오?』 

한데 선비가 심히 기뻐 앉아서 기다려 밤이 되매, 서로 간통하고 새벽에 일어나 
작별할 때 열냥(十兩)의 돈을 주니, 여인이 받지 아니하고, 

『내가 한번 몸을 허락하였음은 곧 사람을 살리려고 하였을 뿐이라, 어찌 가히 
물건을 받으리오. 돌아가시는 길에는 다시 반드시 찾을 필요가 없겠습니다.』 

하니, 선비가 기특히 여기고 이별한 후에 먼젓 주막에 간즉, 종이 문을 열고 
맞이하여 절하면서, 

『어제 십여리를 가서 돌다리에 이른즉, 돌다리가 갑자기 무너지며 말이 물 
가운데 떨어져서 바위와 돌 사이에 부딪혀 허리가 부러져 죽으니, 소인이 
경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 말을 가까운 마을에 팔고, 빈 몸으로 왔은즉, 낭패가 
적지 않습니다.』 

하니, 

선비가 또한 어찌할 길이 없어 말을 세내어 왕래했었다. 만일 그날에 여자 
때문에 지체치 않았던들 다리가 무너지며 말이 떨어질 때에 반드시 죽음을 면치 
못했으리라. 

맹인이 당일에 처음 보는 여자를 점쳐 얻은 것은 바로 이 지체하여 흉을 피하게 
함이니, 어찌 신험(神驗)이 아니리오. 

이로써 보건댄 흉을 피하고 길(吉)하게 나아가는 것이 정녕코 있으나, 그러나 
저와 같은 신복(神卜)을 어찌 쉽게 얻을 수 있으리오. 

-교수잡사(攪睡雜史)에서- 

2000/11/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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