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사랑이야기 3부 (5)

그녀가 국을 떠와 내 옆 녀석에게 주었다. 그런데 왜 나한테 말을 거는거야.
"백수씨, 세수는 했어요."
씨바 취소다. 나 혼자 있을 때 백수 소리 하는 거 참을 수 있다 이거야. 그러나 이렇게 청중이 많은데서 꼭 아픈데를 긁어야 한단 말인가.

"안했어요."
먹던 밥을 뺏어 가는게 어딨냐.
진짜 저거...'너 씨 울 동생이었으면 벌써 맞아 죽었다.'
"세수하고 와요."
"나도 세수 안 했는데."
내 옆에 있던 그 녀석이 말했다.
"넌 빨리 밥 먹고 니 방 가."
차별 대우 심하다. 학생은 세수 안해도 밥 먹을 수 있고, 백수는 꼭 세수를 해야 밥을 주는겨?

밥 먹기 위해서 세수를 했다. 코피가 흘렀다. 뭐 힘든 거 하는 것도 아닌데 코피가 흘렀다. 코피를 물로 씻으며 거울을 봤다. 나이 든 모습. 막막한 그림자가 끼어 든 내 얼굴은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벌써 덤성 치솟은 턱수염들. 아직 코에는 피가 멈추지 않았지만 씩 웃었다. 그래 웃자. 지금 내 신세가 조금 처량해 보일 지는 모르지만 난 꿈을 꾸고 있다. 세월이 흐른 뒤 뒤돌아 봤을 때 웃을 수 있도록 이 생활을 꾸미자.

코 끝에 있는 피를 닦고 피가 흐르지 않자 욕실을 나왔다.
다시 식탁으로 갔다. 내 옆의 녀석은 밥을 다 먹고 자기 방으로 가 버렸다. 식탁에는 한 명만이 남아 있었다. 내 자리에는 그녀가 뺏어 갔던 밥 그릇이 다시 놓여 있었다. 밥솥 앞에서 밥을 퍼고 있는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내 자리에 앉았다.
국이 참 시원하다. 얼라리요?
"왜 내 옆에 앉아요?"
"내 맘이에요."

그녀가 퍼고 있던 밥은 자기 밥이었다. 그 밥그릇과 국그릇을 들고 와서는 내 옆에 앉았다.
"나영씨 밥 늦게 먹잖아요."
"우리 하숙집에 밥 늦게 먹는 사람이 있어서 그랬어요."
"이번엔 백수가 아니라 사람이네요?"
"내가 옆에 앉은게 불만이에요?"
"불만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영광이지요. 암 공주랑 같이 먹는데..."
"그럼 나에게 감사하는 맘으로 맛있게 먹어요."
그래 그녀에게 농담이 통할리 없지. 마마 맛있게 드시오. 모르겠다. 내 옆에 그녀가 앉으니까 조심스러워 지기는 하지만 기분은 좋다.
"커억."
앗 실수다. 나도 모르게 트림이 나왔다. 그녀가 날 째려 보았다. 겁난다.
"저러니까 여자 친구가 없지."
그녀는 아주 고풍스럽게 젓가락질을 하고 있다.
"잘 먹었습니다. 내가 설거지 좀 도와줘요?"
"됐어요. 내가 할테니 동엽씬 쉬세요."
어이구. 내 이름을 그래도 알긴 아네. 아침에 밥을 먹으니까 속 쓰린게 없어서 좋다.

오전에 방에서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비디오를 봤다. 구상 연습으로 보는 비디오라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졸았다. 벽에 기대어 베개를 껴앉고 졸았다.
"쾅! 쾅!"
그녀구나 싶다.
"왜요?"
"커피 타 줄테니까 비디오 같이 봐요."
"커피 벌써 타왔죠?"
그녀가 뭐 물어 보고 커피 탈 그런 사람이 아니다. 뻔히 커피 들고 와서 노크하는 것이 틀림 없다. 아니나 다를까.
그래 그렇게 두손에 뭘 들었으니까 문을 바로 홱 못 열었지.

"문 좀 열어 줘요."
그녀는 커피 두잔을 가지고 내 방으로 들어 왔다. 이제 뭐 별 신경 안 쓴다.
"뭐 봐요?"
"몰라요. 재미 디따 없어요."
"다시 돌려서 봐요."
거절하면 또 뭐라 그러겠지. 반도 더 본 비디오 테잎 다시 앞으로 돌렸다.
"커피 들어요."
"그래요. 잘 마실게요."

주말의 여유로움과 커피라... 싫지는 않다. 커피 먹으면 누가 잠 안 온다고 했을까? 처음 볼 때도 수면제 같았던 비디오. 잠이 쏟아 졌다. 그녀가 내 옆에 앉아 있다. 졸린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또렷한 눈동자로 비디오를 감상하고 있다. 저게 재밌을까? 다시 졸았다.

"동엽씨?"
자다가 그녀가 부르길래 깼다.
"어깨에 머리 좀 치워 주실래요?"
옴마나! 내가 졸다가 그녀의 어깨에 내 머리를 기대고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계속 티비 모니터에 눈을 고정시키고 있다. 고개를 바로 세우고 다시 졸았다.
"그렇게 잠이 와요?"
좋은 꿈 꿀수도 있었는데 또 그녀가 깨웠다. 눈을 떠 보니 아까와 반대편으로 머리를 숙인채 침까지 조금 흘리며 졸고 있던 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녀가 참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다 봤어요?"
"네."
"잼 있던가요?"
"볼 만 하던데요."
"상류층 영환가 보네요."
"네?"
"아닙니다."
"흠. 잘 봤어요. 점심 안 먹어요?"
"하숙집에서 점심은 안 주잖아요. 나 잘래요."
"라면이라도 먹을래요?"
"허! 참."
"왜 웃어요?"
"그냥요."
그래 웃음이 나온다. 왜 웃음이 나왔냐 하면은 자꾸 저런식으로 나에게 친한 척 해 주다가 내가 자길 좋아하기라도 하면 어쩔려구 저럴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사랑스럽다.

라면까지 먹으니까 잠이 더 온다. 그래 자자. 내일은 외출을 해 볼까? 무슨 일로? 목욕이나 할까? 그녀가 부탁한 일도 있고 그래 내일은 목욕이나 가자.

6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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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이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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