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사랑이야기 2부 (5)

백수아가씨: 만화방을 혼자보고있다. 이병씨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았다. 이병씨? 호호 그렇게 부르니 좋은데.. 만화책몇권을 뽑아 보았다. 괜찮다. 공짜로 만화책보면서 돈도 벌고. 그리고 만화방아저씨하고 통성명도 했는데.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며 들어갔다. 이집 단골이었을때 눈이 띠던 녀석들이 제법있다. 들어오면서 여기 취직했냐고 묻는 놈들도 있었다. 이자리가 인기있는 자리구나. 그런데 눈에 제일 자주 띠던 그 낯익은 녀석은 오지를 않았다. 그 녀석한테는 이병씨말데로 삼십분정도는 공짜로 봐줘야겠다. 저녁무렵에 이병씨가 돌아왔다. 같이 좀 더 있었도 되는데 처음의 서먹한 느낌이 싫었을까? 오늘은 그만 가보라고 했다. 그의 얼굴에 약간의 그늘이 보였다. 인사를 하고 만화방을 나왔다. 나오다가 간판의 '신'자를 다시한번 잡아 흔들어 보았다. 딱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그놈의 본드는 왜 그리 강력한거야. 잘못 붙였을때는 땔수 있도록 적당해야지. '현철화학'확 망해버려라.

자취생:아침에 엄마가 차려놓은 밥을 맛있게 먹었다. 아버진 공부열심히해라는 소리만 남기고 출근하셨다. 먹을걸 잔뜩 싸놓은 박스를 메고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탔다. 차안에서 밖에서 손흔드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날씨도 잔뜩 흐려있다.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금강휴계소다. 날씨는 잔뜩흐린데다 무척이나 춥다. 눈이 올것 같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하나뽑을려고 줄을 섰다. 앞에 녀석이 혼자 뭐라 중얼거린다. 지윤씨 뭐라그러는데 꼭 바보같다. 차에 올랐탔는데 하늘에서 기여이 눈이 온다. 올해는 첫눈이 조금 빠른거 같다. 우쒸 만화방에 가야하는데 이눔의 눈 때문에 차가 졸라 막힌다. 서울에 도착하니 밤이다. 무려 11시간이나 걸렸다. 아까 내앞에서 커피뽑던 녀석이 눈에 띠였다. 저녀석도 우쒸를 남발한다. 추운가보다 가방에서 졸라 쪽팔리는 빨간체육복을 꺼내 속에 입는다. 괜히 몇시간 걸렸냐고 물어보았다. 창원에서 올랐왔다고 그러는데 10시간 걸렸다고 했다. 그럼 진주에서 창원까지는 한시간 걸리는구나. 만화방문이 잠겼있다.결국 오늘은 만화방을 가지 못했다. 자취방에 도착하니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눈 때문에 늦었다고 말씀드렸다. 공부열심히해라는 소리와 함께 전화를 끊으셨다. 좀 맘이 찔린다. 내일부터 당분간 대출은 없다. 하지만 만화방은 간다. 아무래도 새로 만화방에 아르바이트한다는 녀석이 그녀한테 관심을 둘것같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날라차기를 연습했다. 그를 불러 이 날라차기를 보여주며 '내가말이야. 이래뵈도 유단자야. 저아가씨는 내가 찍었으니 넌 관심꺼'라고 선제 엄포를 놓아야겠다. 날라차기를 하다가 집에서 먹을거 싸준 박스위에 떨어졌다. 바나나두개하고 귤세개가 박살이 나있었다. 에구구 아까운 내식량. 다행히 고기절여온 그릇은 무사했다. 더욱 수련해야겠다.

만화방총각: 그녀의 어두운 모습을 보아서일까? 아침에 무척이나 감상적이 되었다. 밖으로 나가 만화방문을 열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 아침공기가 차다. 들어와 소설을 쓸려고 공책을 폈다. 읽어보니 참 유치하단 생각이 든다. 어제쓴 부분은 모두 줄로 그어 버렸다. 그리고 옆에 시하나를 적었다. 제목은 꿈의정경이었다. 공책을 덮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혜지씨가 만화방간판을 흔들고 있었다. 내가 인사를 하니 깜짝 놀라는 표정이다. 그녀가 인사를 하고 급히 저 방향으로 가버린다. 그쪽에 집이 있나보다. 뛰어가는 뒷모습이 귀엽다. 그의 한손에는 쌀봉지가 들려있었고 다른 한손에는 초코파이 한상자가 들려있었다. 자취하나보다. 아빠가 올때쯤 먹을거 좀 많이 가져오라고 해야겠다. 혜지씨한테도 나눠줘야겠다. 내가 그래도 고용주 아닌가. 오늘 정경이는 음반점을 열지 않을것이다. 그녀는 카돌릭신자였으니까. 오후에 혜지씨가 발랄한 모습으로 출근을 했다. 같이 앉아 이야기하고 싶은데 아직 어색한 느낌이 든다. 집이나 갔다와야겠다. 그래 아빠나 어머니올때까지 기다릴것 없이 내가 가면되지 뭐. 멀지도 않다. 혜지씨한테 보조열쇠를 주며 오늘은 아무래도 여기 못올것 같다고 그러고 가고싶을때 집에 가라고 했다. 처음부터 너무 믿는게 아닌가 싶지만 오래전부터 봐온데로라면 착하고 정직한 여자같았다. 나갈채비를 하고 만화방문을 나서는데 혜지씨가 어디가냐고 물어보았다. 집에 간다고 그랬다.

아빠와 어머니가 반갑게 날 맞이했다. 아버지사업은 아임에프에도 불구하고 잘되나보다. 만화방 답답해서 못해먹겠다고 아빠한테 그러니까. 그것도 일종의 경영수업이라며 곧 아빠회사에 취직시켜준다고 그랬다. 참내 그럴걸 왜 입사원서는 그렇게 많이 사와서 날 낙방의 고통속에 몰아넣은걸까? 딴회사 취직시켜놓고 기밀문서같은걸 빼내오게 할려고 그랬나?. 경영수업은 학교에서 우수하게 배웠다고 그러니까. 실전은 다르다고 했다. 내가 힘든거 같이 보였을까? 아빠가 차(car: 카)한대 사줄까

그러셨다. 나가지도 못하는데 차는 무슨... 그냥 내일 먹을거나 많이 싸달라고 했다. 엄마한테 아버지보고 아빠라고 그랬던거 때문에 야단맞았다. 내가 삼대독자라 아빠. 아니지 아버지와 난 친구처럼 지내왔었다. 엄마는 4남1녀의 둘째라서 그런지 나한테 아버지처럼은 대하지 않았다. 다른 가정하고 비교한다면 엄마는 아빠같고 아빠는 엄마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난 아빠보다 엄마가 무섭다.

백수아가씨: 아침에 또 쌀이 떨어졌다. 일요일이라 아빠가 출근을 안하셨다. 엄마의 쌀떨어졌다는 소리에 아빠는 본능처럼 냉장고문을 열더니 박카스한병을 꺼냈다. 그리고 한손은 냉장고위 초코파이상자속으로 갔다. 초코파이가 손에 안잡히자 아빠는 입맛을 다셨다. 죄송해라. 아빠 어제 제가 마지막 남은 초코파이 먹어버렸어요. 엄마가 오천원을 손에 집어주었다. 쌀사오라는 소리겠지. 밖으로 나가는 날 아빠가 불러 세웠다. 삼천오백원을 주신다. 겟투담배한갑하고 초코파이한상자값이다.

물품을 다사고 집으로 오는데 만화방문이 열려 있다. 일요일인데 아침일찍 문을 열었다. 이병신만화방. 다시 '신'자를 잡고 흔들어 보았다.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갑자기 뒤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만화방아저씨다. 도둑이 제발 저렸을까? 많이 놀랐다. 그냥 인사만 답하고 바로 집으로 달렸다. 쌀을 든 쪽이 훨씬 무겁다. 한쪽으로 자꾸 기운다. 집쪽으로 도는 골목에서 결국 넘어졌다. 아픈거보다 주위에 누구 없나부터 살펴보았다. 다행히 아무도 없다. 쪽팔림이 가시고나니까. 넘어질때 다친 무릎이 무척아팠다.

엄마가 굶어죽일 작정이었냐며 늦었다고 구박을 했다. 그 소리에 아빠는 천장만 쳐다보고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아빠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쳤을것이다. '신이시여. 저여자가 진정 내 마누랍니까?' 난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하늘이시여. 저분이 진정 우리 친엄마 맞나요?'

오후에 만화방에 출근을 했다. 출근이라는 말이 좀 이상하다. 이병씨가 날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날씨가 흐린게 비나 눈이 내릴거 같다. 이병씨는 또 어딜간다. 어제도 그랬지만 외출할때 그의 모습은 한마디로 죽인다. 자기방으로 들어갈때와 나올때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누구처럼 칠대삼가르마도 아니고 단정한 스포츠머리다. 외출할때의 옷을 보니 상당히 고급메이커다. 여자가 생겼나? 조심스레 어디가냐고 물어보았다. 그가 그냥 웃으며 집에 간다고 그랬다. 호호. 조금 안심이 되네. 근데 내가 왜 그한테 이끌려 가는 느낌이 들까? 퀸카라 자부했는데...

열쇠를 주며 집에 가고싶을때 가라고 그랬다. 날 믿는다는 증거다. 기분 괜찮은데... 오늘도 그 낯익은 녀석은 오지 않았다. 오전으로 시간대를 옮겼나? 밤 아홉시가 되었다. 슬 정리를 했다. 자꾸 손님이 들어오는데 다 돌려보냈다. 열시쯤 되어 만화방문을 닫았다. 밖으로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야 첫눈이다. 너무 신난다. 이러날은 아이스크림을 먹어야지. 수퍼에 가서 아이스크림 사가지고 집으로 오는데 만화방앞에 누군가 섰다가 다시 걸어가는 어깨에 상자를 맨 녀석을 보았다. 낯이 익은 뒷모습이다. 그녀석이다. 어디 갔다오는 걸까? 그와 제법 거리를 두고 걷고 있는데 여기서 들릴정도로 '우쒸'를 남발하고 있다. 무슨 기분나쁜 일 있나? 첫눈오는데 기뻐해야지. 가다가 바닥에 쌓인 눈을 걷어찬다. 그녀석이 우리집방향과 반대방향의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그 골목과 우리집쪽 골목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를 한참동안 쳐다봤다. 미끄러운 눈길에 한쪽엔 큰가방을 메고 다른 한쪽엔 상자까지메고 그기다가 발로 눈까지 차가면서도 넘어지지않고 잘도 간다. 저 골목어딘가에 저녀석이 사나보다. 난 겨우 쌀한봉지의 무게 때문에 넘어졌는데.. 그녀석 뒷모습이 참 정겹게 느껴졌다.
  
두 남자중 누가 엑스트라일까요? 하하하

6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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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이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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