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9조회수 : 1138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2, 조회: 5315, 줄수: 90,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9 


險漢逞憾

서울사람 하나가 성품이 교활하여 사람들이 그를 일컬어 몹쓸 놈이라 했다. 그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어느 날 길에서 배(梨)장수를 만났다. 

『여보 몇 개만 먹어 봅시다.』 

하고 청했으나 워낙 인색한 배 장수라 듣지 아니하였다. 

『내 너로 하여금 앙갚음을 할 테니 그리 알아라.』 

하고 배 장수보다 한 마장쯤 먼저 가서 길가 논 가운데 남녀 수십명이 모를 
심는 것을 보고는 그 가운데 제일 나이 적고 아름다운 여인을 불러 가로되, 

『아씨가 제일 어여쁘니 오늘 밤 함께 자 보는 것이 어떠냐?』 

하고 희롱 하니 여러 사람이 이 소리를 듣고 크게 노하여, 

『어떤 미친 놈이 와서 희롱하느냐?』 

하고 좆아 오거늘, 서울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급히 언덕을 뛰어넘어 그 아래에 
각서 앉아 한 손을 쳐들며 크게 소리치며 가로되, 

『배(梨)를 지고 오는 형님! 빨리 오시오. 빨리 오시오!』 

이 때 배장수가 마침 논밭 근처에 당도하니, 모심던 여러 수십 명이 달려들어 
형님이란 소리를 듣고 배 장수의 덜미를 끌며, 

『넌 저놈의 형인 모양인데, 네 아우의 죄는 네가 마땅히 당해야 할 것이다. 
』 

하며 주먹과 발길이 우박처럼 쳐왔다. 몸에 성한 곳이 없고 옷은 찢어지고 배는 
깨지고 흩어졌다. 배장수가 불의의 봉변을 당하고 애걸하면서 가로되, 

『저 언덕 아래에 있는 놈은 본시 내 동생이 아니오. 아까 길가에서 그 놈이 
배를 달라기에 주지 않았더니, 이에 심술을 부려 여러분을 속여 나를 괴롭히니 
여러분은 양해하고 나를 살려 달라』 

여럿이 그럴싸 해서 매를 그치니 배장수는 겨우 일어나 배를 수습하여 가니, 
서울 사람이 언덕 아래에 앉아 있다가 길에서 배장수의 낭패하여 오는 모습을 
보고 가로되, 

『그대가 배 두어 개를 아끼더니 이제 어떤고?』 

배 장수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였으나 말이 없었다. 이 때 또 한 역졸이 흰 말을 
타고 지나가거늘 서울 사람이 말을 붙잡고 청하기를, 

『내가 여러 날 길을 걸어 발이 콩멍석이요, 다리가 아파 죽겠으니, 요다음 
주막까지 잠깐 말을 빌림이 어떠한 가?』 

『너는 어떤 위인인데 말을 타고자 하느뇨? 나도 또한 다리가 아픈즉 다시는 그 
따위 미친 수작 말라』 

『네가 감히 허락치 않으니 내 마땅히 너로 하여금 봉변케 하리라.』 

하고 눈을 부릅뜨고 말하니, 

『시러배아들놈!』 

하고 웃고 가거늘 서울 사람이 그 뒤를 따라 역졸이 주막에 들어간 것을 보고, 
그 때 마침 주인 여자가 방 가운데서 바느질하는 것을 보고 창 밖에 서서 
가로되 

『낭자(娘子) 낭자여, 내 마땅히 밤 깊은 후에 와서 한 판 하리니, 이 창문을 
열고 나를 기다리라. 나로 말하면 아까 여기 흰 말을 타고 와서 건너 주막에 
와서 자고자 하던 사람이라.』 

하니, 

여인이 크게 놀라고 노하여 곧 그 말을 남편에게 고하니, 남편이 대로하여 그 
아들과 동생들을 거느리고 주막으로 달려들어, 아까 흰 말을 타고 온 사람을 
찾으니, 역졸은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하고 응한 즉, 세 사람이 죄를 꾸짖으며 
어지러히 후려치니, 온 몸이 중상이라 주막 주인이 구해내며, 

『이 사람은 저녁에 우리 집에 들어온 후 아직까지 창 밖에 나가지 아니하고, 
잠만 자고 있었으며 천만 애매하니 이는 반드시 그릇됨이라』 

여러 손님의 말이 또한 그와 같았으므로, 반신 반의하여 간신히 풀어 주니, 
이튿날 아침에 서울 사람이 먼저 길을 떠나서 몇 리 밖에 가서 길가에 
앉았는데, 그 때 역졸이 기운 없이 말을 타고 오거늘 서울 사람이, 

『네가 어제 나에게 말을 빌리지 않더니 지난밤 액땜이 과연 어떠하뇨? 오늘에 
또 만약 말을 빌리지 않으면 마땅히 이와 같은 일을 또 한번 당하게 하리라.』 

하니 역졸이 크게 두려워 말에서 내려 잘못했음을 빌며, 하루 동안 말을 빌려 
주었다. 

-교수잡사(攪睡雜史)에서- 

2000/09/13(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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