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94조회수 : 301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4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1986, 줄수: 85,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94 


忠婢全生 

임진왜란때 얘기다. 어느 집에 三대가 같이 살다가 그 난리를 당하니 자손들이나 
노비가 늙은 노인을 돌보지도 않고 각자가 제 살 길을 찾아서 뿔뿔이 도망가고 
한 사람도 남지 않았다. 

노옹(老翁)이 혼자 있으매 비록 염장과 쌀이 있으나, 손수 밥을 지어먹지 못하니 
굶어 죽을 길밖에 별도리가 없는 것이었다. 자손들도 그런 것쯤 뻔히 알면서 
그런 짓을 하였으니, 늙은 것은 죽으란 말과 같다. 

노옹은 세상 인심을 탓하고 앉아 있으니, 계집종 하나가 돌아왔다. 노옹은 
놀라며 반가운 낯으로 맞이하여 물었다. 

『너는 어찌 피난 가지 않고 돌아왔느냐?』 

계집종은 울면서 아뢰었다. 

『소비(小婢)는 주인마님의 덕을 입사옴이 태산 같고 바다 같사온데 비록 
도망가서 생을 도모할지라도 어찌 주인마님이 굶어 세상을 떠나심을 참을 수 
있사오니까? 그러므로 돌아와서 제가 모시고 같이 죽어 주인마님의 덕을 갚을까 
하나이다.』 

노인은 그 말을 듣고 기뻐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야! 기특하고 착하구나! 너는 반드시 한평생 잘 살겠구나. 그리고 얘야, 네 
방에 들어가 벼루와 붓을 가져오너라.』 

계집종은 이상히 여기면서 방에 들어가 벼루를 가지고 와서 놓은즉, 노옹은 
주머니속에 주사(朱砂)를 내더니 벼루에 갈았다. 

그리고 주사를 붓에 묻히더니 종이에다 벌겋게 부(符)를 하나 그리었다. 옆에서 
보고 있는 계집종을 돌아 보면서 일렀다. 

『네 이것을 대문 위에다 갖다 붙이고 오너라.』 

계집종은 영문도 모르고 노옹이 시키는 대로 갖다 붙이고 돌아왔다. 노옹은 
계집종을 보면서, 

『네 난리를 구경하고 싶은가?』 

『예 보고 싶습니다.』 

『그럼 저 대문 안에 구경할 것이지 절대로 밖에 나가지 말아라.』 

『지금이 어디 난리오니까? 아직 왜병이 아니 온걸요?』 

『응 그래도 보고 싶거던 한번 가보려무나』 

종년은 더욱 의심이 나고 호기심에 끌려 아무 생각없이 대문으로 나가 보았다. 

이 어쩐 일인가? 고요하다고 생각한 집 앞에는 무수한 왜병들이 떼를 지어가고 
먼지가 자욱히 끼어 있는데 햇볕에 창칼들이 번쩍번쩍 비치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왜병들은 보이지 않는지 그저 그 앞을 지나가고 지나올 뿐 그 집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계집종은 호기심이 더욱 부쩍 동하여서 좀더 가까이 가서 얘기서만 듣던 왜놈이 
어떻게 생겼는지 건지 보고싶었다. 

계집종은 부지불식중 대문 밖으로 나왔다. 이 또 웬 일인가? 대문 밖엔 
만경창파(萬頃蒼波)가 바람따라 구비쳐 꿈틀거리며, 산더미 같은 파도가 곧 삼킬 
듯이 밀려오지 않는가? 

계집종은 허겁지겁 고함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들은 노옹은 
작지를 끌면서 나와 계집종을 부축하여 끌어들이며 말하였다. 

『대문밖에는 나기지 말라고 했는데 무엇하러 나갔어?』 

계집종은 울면서 말하였다. 

『주인마님이 이런 기술(奇術)을 아시면서 어찌 작은주인나으리와 가족들과 함께 
계시지 않나이까?』 

『그것들은 다 횡사할 무리들이니, 마음이 부량하여 제 살 것만 꾀할 뿐 
늙은이는 굶어 죽는 것도 생각않으니 어찌 사람의 자식이라 하겠는가? 그러므로 
내어 버리고 구하지 않는 것이니, 무릇 사람은 마음이 선량하면 반드시 하늘이 
도울지니 너는 이후로 나쁜 짓을 하여 스스로 상하지 말라.』 

하더라. 

기문(奇聞)에서 

2001/06/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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