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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사8병_3동산휴기

 

기녀(妓女)를 동반하고 동산(東山)에 오르는 호사스런 유상(遊賞)의 장면을 담은 그림이다. 그 주인공은 진(晋)의 사안(謝案)이다. 

그는 중국의 삼대 명문가(名文家)로 꼽히는 대귀족이었지만 왕희지(王羲之), 지둔(支遁) 등과 청담(淸談)으로 교유한 탈속한 

문사(文士)였다. 나아가서는 낚시를 하고 산수를 소요했으며, 들어와서는 시를 읊고 글을 지을 뿐이었다. 누차의 부름에도 나가지 

않는 청절(淸節)로 인해 그만 종신(終身) 금고(禁錮)의 몸이 되자 홀연히 떠나 회계(會稽)의 동산(東山)에 은거하였다. 그는 

임안산(臨按山)을 오가며 석실(石室)에 앉아 계곡을 바라보고 백이숙제(伯夷淑齊)와 먼 것을 탄식하였다.

 

비록 산수에 마음을 맡겼다지만 당대의 귀족이라 그러한지 유상(遊賞)할 때마다 기녀(妓女)를 동반한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그리하여 백거이(白居易)는 “사안이산 아래 공연히 기녀를 거느렸다”고 풍자하였다. 이 그림은 바로 그런 사안의 독특한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기녀를 동반하고 유상하는 귀족 은사(隱士)답게 사안은 의관이 매우 성대하고, 술상과 거문고를 들고 뒤따르는 

기녀들도 화려한 치장이 요란하다. 바위와 소나무 뒤의 석축(石築) 유상처(遊賞處)도 난간을 두르고 돈대까지 놓아 호사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소재가 본래 그러하기 때문인지 8폭 중에서도 가장 화사하고 세속적으로 묘사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 그림에는 단원의 특징적인 

소나무가 잘 나타나 있다. 단원의 소나무는 가벼운 곡선을 그리며 거의 수직으로 높이 솟다가 끝에 가서 급격히 꼬부라지며 꺽인 뒤 

많은 잔가지를 앙징맞게 뻗은 다음 여기에 빽빽한 솔잎을 박는 데 그 독특한 특징이 있다. ‘東山携妓’와 라 쓴 다음 

‘心醉好求’와 ‘弘道’ ‘士能’의 도장을 찍어 오른쪽으로 쏠린 화면의 무게를 적절히 조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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