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권처세술] 단도부회(單刀赴會)

남을 얕보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무사히 형주로 돌아온 유비는 즉시, 영토 회복 선언을 하고 주둔하고 있던 오나라의 장수와 병졸들을 모두 쫓아내어 돌려 보냈다. 건업에서는 유비가 약속을 위반한 것을 알고, 야단 법석이었지만 행차 후의 나팔소리에 불과했다.  

"내가 뭐라고 했나. 유비나 공명은 그렇게 얕볼 자들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나."  

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해하던 주유는 곧 새로운 전략을 제안하였다.  

"이렇게 된 이상, 형주는 여동생 부부에게 일시적으로 빌려준다고 선언하는 일입니다. 그리하면 유비는 안심할 것이고, 조조를 비롯한 세상 사람들은 군주님의 큰 도량에 감복할 것입니다. 공명은 예전부터 촉의 땅에 눈을 돌리고 있었으므로 형주가 안정되면 필경 유비에게 권하여, 촉을 공략하러 나갈 것입니다. 그 틈을 타서 저는 가동부대를 이끌고 삼각형의 정점인 양양을 공격하여, 거기서 형주에 압력을 가하여 되찾도록 하는 것입니다."  

손권은 찬성하고 즉시 유비에게 편지를 보내, 새로운 근거지를 찾을 때까지, 형주를 빌려주겠노라고 선언하였다.  

수개월 후, 총사령관의 직위를 사임한 주유는 임지인 강릉을 떠나, 2만의 정병을 이끌고 비밀리에 양양으로 향했다. 그러나 호한가석(好漢可惜) - 의협심 강한 남자를 애석해 한다고 했던가...  

장정의 도중, 파구라는 땅에서 병을 얻어 너무나 덧없게도 36세의 짧은 생애를 마쳤다.  

주유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손권은, 손에 들고 있던 붓을 떨어뜨릴 정도로 놀랐다. 국장을 치르며, 손권은 주유의 관 곁에서 소리를 높여 울었다. 그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치 않은 부하가 없었다. 오나라에서는 첫째로 손꼽히는 전략가였던 주유는, 손권에게 있어서 사이좋은 친척이며, 존경하는 선생이며, 무엇이라도 상의할 수 있는 형님과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강경파의 지도자인 주유가 죽음으로써, 오나라의 대외 방침은 방향을 바꾸었다. 촉과 연합하여 위나라에 대항할 것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정하고, 유비와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일에 주력하였다.  

한편 오나라와 수교한 유비는 형주의 수비를 관우에게 맡기고, 자신은 사천을 공략하기 위하여 원정길에 올랐다. 건안 19년(214년), 유비는 성도를 점령하여 이 땅에 촉이라는 나라를 세웠다.  

유비가 촉에 새로운 근거지를 개척하자, 손권은 형주를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때마침 제갈량 공명의 친형인 제갈근이 오나라에 있었으므로, 손권은 그를 사신으로서 촉으로 파견하여 형주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유비는 이렇게 회답하였다.  

"우리 쪽은 촉나라 통일에 겨우 성공했을 뿐이며, 가까운 시일 안에 북서쪽의 양주를 공략할 예정입니다. 양주를 평정하는 날에는 북쪽의 위협이 없어집니다. 그 때는 형주를 귀국에 양도하겠습니다."  

보고를 받은 손권은,  

"나와의 약속을 지연시킬 생각인 것이다. 게다가 빌린 것을 양도한다니 주객이 전도되도 유분수지, 역시 주유가 충고했던 대로 그 때 유비를 죽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며 분해하였다.  

손권은 화전 양면의 태세를 취했다. 총사령관인 노숙에게 명령하여 병사 3만 명을 형주의 남쪽 근방에 배치하는 한편, 제갈근과 제갈량이 형제인 관계를 이용하여 끈질기게 촉과 교섭을 계속하였다.


배짱을 가지고 적에게 대처하라  

형주 지역의 남동부에서 촉나라 군대와 오나라 군대가, 각각 3만 여의 병력으로 서로 대치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였다. 촉군의 대장은 관우, 오군의 대장은 노숙, 양쪽 다 당대의 유수한 용장과 지장. 여기서 싸움을 하면 쌍방이 상처를 입는다. 그렇게 되면 좋아할 사람은, 화북에서 눈을 번뜩이며 지켜보고 있는 조조 뿐이다. 이 때문에 오나라도 촉나라도 서로 접전을 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장강의 남쪽 연안인 육구에 도착한 노숙은 맞은편 연안인 하구에 있는 관우에게 편지를 보내어 협의를 호소하였다. '협의 장소는 육구의 강기슭. 상호 경비병은 백미터 이상의 거리를 둔다. 시종은 3명, 휴대하는 무기는 칼 한 자루만. 회견 책임자는 양쪽의 대장끼리만. 일시는 촉이 지정한다.'라는 조건을 제시하였다.  

"뭐, 노숙이 나와 담판을 짓겠다고? 그렇다면 이쪽으로 찾아오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육구로 나오라고, 건방진 놈!"  

자존심이 강한 관우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응하지 않으면, 비겁한 자라고 웃음꺼리가 될 것이었다.  

관우는 시일을 지정한 후, 배를 준비하여 육구로 갔다. 애용하는 언월 청룡도를 지니고 노숙의 진영으로 들어갔다. 처음으로 대면하여 인사를 마친 노숙은 당장 형주를 돌려 달라고 머리를 숙였다. 관우는 오만한 태도로,  

"귀하는 지난 해에 있었던 적벽에서의 대전을 기억하고 계시는가. 그 전투는 귀국의 존망이 걸린 결전이었는데, 그 당시 우리 촉나라는 유황숙님을 비롯해서 전군이 피투성이가 되어 활약하였소. 그 덕택으로 조조를 물리쳤으며, 오나라는 살아나게 된 것이오. 말하자면 은인이기도 한 우리 촉나라에 대해서, 이제와서 형주를 돌려달라고 하다니, 이해할 수가 없는 이야기로군요."  

"관우장군, 장군들의 적벽에서의 활동과 형주는 관계가 없는 일입니다. 형주는 원래 오나라의 영토였습니다. 적벽의 대전 때에 귀국은 영토도 없이 곤란에 처해 계시는 것을, 우리 주군님이 은정을 베풀어 잠시 빌려준 땅입니다. 때문에 유비님과 우리 주군님의 여동생이 결혼을 하실 때에도 유비님은 돌려주겠다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이제 귀국은 광대한 천부(사천성의 별칭)를 영유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형주는 필요치 않을 것이오. 어서 약속대로 돌려 주기를 바랍니다."  

"..."  

오로지 무예 하나의 길만을 걸어온 관우는 원래 이론에는 서투르지만, 약속에 관해서는 의리가 깊은 사람이었다. 노숙의 논리 정연한 이야기에 '그것도 일리가 있구나...'하고 생각하여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탄복만 하고 있어서는 교섭 당사자로서의 입장에 체면이 서지를 않았다. 이에 관우는 갑자기 못마땅한 듯 잔뜩 찌푸린 얼굴로,  

"형주를 영유한 경위에 관해서는 지금 여기서 논쟁을 해봐도 소용 없는 일이오. 현실적으로 우리 쪽에서 점령하고 있는 토지를 무작정 돌려달라고만 해도 무리한 처사요. 끝내 하겠다면 무력으로라도 빼앗아 보지 그러시오."  

"관우 장군, 그래 가지고는 이야기가 안 됩니다. 빌려준 토지를 약속한 대로 돌려달라고 하는 것뿐이지, 절대로 무리한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우리 주군께서는 형주 전체가 아니라, 우선, 그 삼군만을 돌려달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크게 양보하는 겁니다. 아무쪼록 들어주십시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관우의 부관인 주창이 끼어들었다.  

"토지는 덕있는 사람에게 붙는 법이지요. 형주는 인덕이 높은 우리 주군님이 다스리고 계시니, 그것으로 되었지 않습니까."  

"입을 다물라. 나는 관우 장군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례하지 않느냐!"  

노숙은 큰소리로 꾸짖었다. 그러자 관우는 벌떡 일어나 주창을  노려보며,  

"바보같은 녀석! 네가 쓸 데 없이 말참견을 할 바가 아니다."  

이어서 노숙 쪽을 향하여,  

"실례를 하였습니다. 이것은 천하 국가에 관련된 문제이니, 저같이 무예밖에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이만하고 물러가겠습니다."  

하고 강기슭으로 나아갔다. 노숙을 비롯한 오나라의 장수들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어서, 누구 한 사람도 이를 말리지 못했다. 안월 청룡도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관우의 모습에는, 한 치의 허점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 군대의 배에 올라타자, 관우는 곧바로 강기슭을 떠나 북쪽 연안으로 돌아가 진지를 굳게 지켰다.


체면이 서도록 시시비비를 가려서 임하라

경극의 공연물 중의 하나로 '단도부회 - 단판 승부의 교섭을 하다'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이 때의 관우와 노숙의 회담을 소재로 다룬 것이다. 연극에서는 관우가 이론으로서 맛설 수 없다고 생각하자, 오른손에 청룡도를 들고 왼손에 노숙을 부둥켜 안고서 강기슭으로 급히 나가, 왼손을 떼는 것과 동시에 배에 올라타고 가버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과장된 표현인 것이다. 아무리 관우가 노숙보다 힘이 장사라해도 그런 곡예를 허용할 정도로 오나라 군대의 장병이 멍청하지는 않았으리라.  

양쪽 군대가 대치하고 있는 동안에, 위나라 군대가 한중에서 촉나라의 북부로 진격하여 왔다. 이 지경이 되고 보니 형주문제를 논할 계제가 아니었다. 유비는 황급히 강화할 것을 제의하였다. 이때, 오나라 대표로 나온 사람이 형인 제갈근이고, 촉나라의 대표는 아우인 제갈량이었다. 두 사람은 공식 석상에서 회견만할 뿐으로, 형제로서 사적으로 만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양쪽 대표 모두가 사사로운 정은 일체 개입시키지 않고, 형주의 동쪽 삼군을 오나라에 돌려주고 서쪽의 삼군은 촉나라가 영유하는 것으로 타결지었다. 덕분으로 유비는 조조와의 대결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고, 손권은 체면을 유지하게 되었다.  

오나라와 촉나라의 현안으로서, 지금까지 누가 시도해도 성공하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한 것은, 제갈 형제가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린 교섭태도의 덕분이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삼국지의 조조, 손권, 유비를 통해 알아본다. 여기에 잇는 자료는 "삼국지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松本一男 지음, 이주영 옮김, 이목출판, 1995년 12월 10일 초판발행, 6,000원)" 에 나오는 자료로서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을 한권 구입하여 자기의 가까운 곳에 놓아 두고 자주 읽어 봄으로써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익히기 바랍니다.>


소설 三國演義
第001 - 019回 桃園結義, 除董卓, 三讓徐州, 斬呂布
第020 - 038回 煮酒論英雄, 千里走單騎, 滅袁紹, 三顧茅廬
第039 - 059回 長板坡, 赤壁之戰, 三氣周瑜, 戰馬超
第060 - 080回 入西川, 逍遙津, 取漢中, 失荊州, 魏蜀稱帝
第081 - 105回 彝陵之戰, 七擒孟獲, 六出祁山,
第106 - 120回 九伐中原, 破西蜀, 三分歸一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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