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보는 삼국지/이종호 지음/432쪽·1만3800원·북카라반

《적벽대전은 ‘삼국지’에 나오는 여러 전투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이 화공(火攻)으로 조조의 대군을 궤멸한다는 내용이다. 제갈량은 이 전투에서 돋보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조조의 수군을 공격하기 위해 조조의 군대 쪽으로 동남풍이 불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제를 지내 동남풍을 불게 했다고 삼국지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바람을 부르는 일은 마법을 갖고 있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 루쉰(魯迅)은 이 대목을 놓고 “제갈량의 지혜를 그린다는 것이 거의 요괴를 그린 것처럼 보인다”고 평하기도 했다.》

중국의 과학자들은 적벽대전이 겨울에 벌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겨울에 창장(長江) 강 유역에선 동풍이 자주 불기 때문이다. 실제 다른 기록들을 보면 전투가 벌어진 시기를 음력 10∼12월로 적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중국학자들은 삼국지의 작가 나관중이 겨울에 창장 강 유역에서 동풍이 분다는 것을 알고 이를 소설의 소재로 사용했으며 작품에선 제갈량이 바람을 불러오는 것으로 묘사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한다.

과학전문 저술가인 저자는 이처럼 삼국지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을 과학적인 시각에서 분석했다. 그는 “삼국지 안에 숨어 있는 과학을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말한다.

장비는 술을 마시면 늘 실수를 했고 만취 상태에서 부하에게 살해당했다. 관우가 동오의 군대에 잡혀 죽은 뒤 장비가 복수를 위해 출정 준비를 하던 중 범강과 장달에게 살해된 것이다. 장비는 두 사람에게 병사들을 위한 흰 기(백기·白旗)와 흰 갑옷(백갑·白甲)을 사흘 안에 만들라고 명령했는데 범강과 장달이 좀 더 시간을 달라고 하자 이들을 채찍으로 때리면서 기한을 지키라고 했다. 이에 범강과 장달은 어차피 기한 내에 제작이 불가능하니 그렇게 죽을 바에야 먼저 장비를 죽이자고 결심하고 장비가 대취하고 잠들자 그를 살해했다.

술 때문에 목숨까지 잃은 장비의 주량은 어느 정도였을까. 정확한 계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자는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의 제문 중 ‘닭 한 마리와 술 한 말(두□)’이라는 말로부터 추정을 시작한다. 그는 “당대 술 한 말은 일반인이 마실 수 있는 주량을 뜻하는데 여러 기록을 보면 주당의 상한선을 10말로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10말은 16L로 막걸리 16병에 해당한다. 저자는 “아무리 장사인 장비라 해도 단번에 마시는 게 쉽지 않은 양이며 장비가 주사를 부리는 것은 술을 잘못 배웠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신의(神醫) 화타가 관우의 팔을 수술하는 것도 삼국지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다. 팔에 독화살을 맞은 관우를 치료하러 온 화타는 독이 뼛속까지 침투한 사실을 확인한 뒤 오염된 살을 도려내고 뼈를 긁어내는 수술을 실시한다. 관우는 다른 한 팔로 바둑을 두며 수술을 견딘다. 그러나 저자는 “뼈를 깎는 시술을 마취제도 없이 견디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시술이 아주 미미한 것이었거나 화타가 국부마취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한다.

책은 삼국지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화타의 수술 얘기를 하면서 마취의 변천사를 말하는 식이다. 옆길로 새는 듯하지만 저자의 폭넓은 상식을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공성(攻城)과 수성(守城)전이 치열했던 삼국지에선 공격하는 쪽과 지키는 쪽의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했다. 지키는 쪽은 성벽을 높이 쌓는 것은 물론이고 성벽 주위에 해자를 만들어 이중으로 성을 방어했다. 해자는 넓고 깊게 만들수록 좋았고 바닥은 진흙 상태인 것이 가장 좋았다. 바닥에는 또 끝부분이 뾰족한 대나무나 쇠를 박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격하는 쪽은 흙으로 산을 쌓아 성벽을 타고 넘거나 땅굴을 파는 식으로 공성전에 임했다.

제갈량이 남만의 왕 맹획을 일곱 번 사로잡은 뒤 풀어준 이른바 ‘칠종칠금(七縱七擒)’ 일화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열대우림 지역인 남만을 공격하러 가는 동안 촉나라는 풍토병으로 많은 군사를 잃었다. 제갈량이 그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남만을 공격한 이유를 저자는 당시의 전투기술에서 찾았다.

전투기술이 발달하면서 말을 탄 채 몸을 돌려 활을 쏘는 기마무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었는데 이때 무사가 쓰는 활은 물소 뿔로 만든 흑각궁이 제격이었다. 저자는 “물소 뿔 확보가 관건이었고 물소는 열대에 사는 동물이었기 때문에 위나라와의 대전에 앞서 남만 정벌에 나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2009-04-10)

목차 :

머리말: 왜 다시 삼국지인가

1. 장비의 주량은 얼마나 될까
2. 동탁의 몸으로 등을 만들다
3. 반딧불이 조명, 가능할까
4. 화타의 뇌수술, 가능했을까
5. 온화한 영웅 유비, 사람을 먹다
6. 최고의 전법 ‘36계 줄행랑’
7. 신출귀몰한 제갈량의 팔진법
8. 공성과 수성, 그 치열한 줄다리기의 과학
9. 조조의 이유 있는 ‘오버’, 오환 정벌
10. 제갈량은 왜 남만(南蠻)을 공격했을까
11. 적벽대전(赤壁大轉)은 없었다
12. 동남풍을 부른 제갈량의 비밀



▶ 출판사 리뷰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쟁투의 시기 삼국시대.
영웅호걸의 활약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아무도 몰랐던 과학과 미스터리가 들어 있다. 현대 과학에 영감을 준 고사들과 첨단 기술로도 아직 풀지 못한 불가사의한 이야기들을 만난다!

>> 삼국지, 이젠 과학으로 읽는다!
치열한 전투와 영웅호걸의 무용담 속에 숨은 진실

중국 역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쟁투의 시기였던 삼국시대. 소설과 영화, 드라마로 만나온 이 시대 영웅호걸의 대단한 활약은 언제나 독자를 흥분시킨다.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이 공존하는 삼국지는 경영의 노하우를 읽는 참고서로, 또 수신을 위해 필독해야 하는 자기계발서로, 순수한 이야기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소설로, 수많은 독자를 만나왔다. “삼국지를 세 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누려온 만큼, 작품에 대한 찬사는 일일이 지면에 적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늘 그렇듯 잘 알려진 이야기 뒤에는 비화가 더욱 많이 존재하는 법. 화려한 이야기 속에 아무도 몰랐던 과학과 미스터리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독자는 얼마나 될까? 심지어 현대 과학에 영감을 준 고사들과 첨단기술로도 아직 풀지 못한 불가사의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는 사실은?

종종 중국 특유의 과장이나 왜곡으로 치부되곤 하는 이야기와 소재들은 셀 수가 없을 정도다. 말술을 마셨다던 삼국지 시대의 영웅들의 주량은 현재의 단위로 환산하면 그야말로 사람이 아닌 주신의 수준이며, 삼국지의 대표 악당 중 하나인 동탁은 사망 후 인간 등불 신세가 되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진류왕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반딧불이들이었으며, 삼국지의 영웅들을 치료했던 신의(神醫) 화타는 각종 신화에 가까운 기행 속에 마취제 없이 절개수술을 하기도 했단다. 온화하기로 이름난 영웅 유비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고기를 먹었으며, 신출귀몰한 제갈량의 팔진법은 미노스의 미궁을 방불케 했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그 유명한 적벽대전은 수많은 작가들의 잘못된 기록에 의해 창조된 허구적 작명이었다고 하니, 대체 그 시대 중국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소설적 과장 뒤에 가려진 역사와 과학
과학적 원리와 최신 연구동향 아울러, 유적지 탐사 등 다양한 접근 돋보여

저자 이종호 박사는 단순한 소설적 과장으로 보이는 이러한 이야기들의 배경에 중국 문화와 역사의 일면들이 숨어 있음을 밝힌다. 평생을 과학자로, 고대 문명 탐사가로 살아온 저자는 알코올의 체내 반응에 대한 계산부터, ‘심지효과’로 불리는 과학적 원리에 대한 탐구, 형광생물에 대한 최근의 연구 동향, 마취제와 절개수술의 역사, 중국의 독특한 식인 문화에 대한 탐사, 중국과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에 대한 시기적 비교를 통한 문화사적 고찰, 그리고 저 유명한 적벽대전의 수많은 일화가 남긴 파장까지 아우르며 삼국지가 감추었던 미스터리와 과학을 밝혀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과학의 미스터리로 남은 인체 자연연소와 형설지공(螢雪之功)의 실질적 가능성, 해부와 수술 그리고 마취제의 관계, 식인 문화와 권력의 연관관계, 고구려 개마무사의 활약, 삼국시대를 뜨겁게 달군 무기들 뒤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 10만 개 화살과 동남풍으로 유명한 적벽대전, 칠종칠금으로 잘 알려진 제갈량의 남만 정벌의 실질적 진실이 밝혀진다.

특히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유적지들을 직접 돌아보며 전승된 이야기와 진실 간에 존재하는 간극을 찾아내고 좁히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다. 구당협과 백제성, 삼협과 강릉길, 적벽과 오림 등지를 발로 뛰며 일일이 돌아보고 확인한 저자의 노력은 삼국지가 지니는 현재적 의미를 더욱 새롭게 되짚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현재의 유적지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자료들은 이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재미라 할 수 있다.


소설 三國演義
第001 - 019回 桃園結義, 除董卓, 三讓徐州, 斬呂布
第020 - 038回 煮酒論英雄, 千里走單騎, 滅袁紹, 三顧茅廬
第039 - 059回 長板坡, 赤壁之戰, 三氣周瑜, 戰馬超
第060 - 080回 入西川, 逍遙津, 取漢中, 失荊州, 魏蜀稱帝
第081 - 105回 彝陵之戰, 七擒孟獲, 六出祁山,
第106 - 120回 九伐中原, 破西蜀, 三分歸一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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