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처세술] 후계자 다툼과 칠보(七步)의 시  

사적인 감정을 버리고 사람의 기량을 헤아릴 수 있는가

일대의 영웅이었으며, 무장으로서도 위정자로서도 당대의 일류였던, 그 대단한 조조도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는 꽤나 고심하였다.  

변씨가 낳은 조비, 조창, 조식 중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아버지의 입장으로서 조조가 가장 사랑한 것은 셋째 아들인 식(植)이었다. 잔인하지만 자신이 믿는 사람에게는 정이 두텁고, '횡삭의 시인(영웅이 진중에서 시를 지을만큼 글을 좋아하고 풍류를 안다는 뜻'이라고 불리우는 일이 무리가 아닐만큼, 문학과 예술에 남다른 이해를 지녔던, 이른바 낭만주의자였던 조조는 그 이중적인 성격을 이어받은, 천재 시인인 조식에게서 자신의 분신을 찾아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정열적인 조식을, 냉정하고 현실주의자인 조비보다 조조가 더 아꼈던 것도 무리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결국 조조는 개인적인 감정보다도 장유유서에 따라, 장자인 조비를 후계자로 지명하였다. 조조는 자신이 다 이루지 못한 야망을 후계자의 손으로 달성시키고 싶었다.  

'왕위를 찬탈한다'라는, 신하로서 가장 욕된 일을 강행하기에는 조비가 지닌 비정한 성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조비는 자를 자환이라 하며, 아버지를 닮아 냉정하고 가혹한 성격이었다. 문제라고 참칭하며 조비가 즉위한 후 실시한 것은, 후계자 다툼에서 자신을 지원해 준 신하들에 대한 논공행상과, 반대파에 대한 철저한 탄압이었다. 동생인 조식파의 중진인 정의 형제의 일족을 몰살시킨 것을 비롯하여, 전에 조비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말했던 자와, 후계자 경주에서 적의 편에 섰던 자는 모두 처형하였다. 가혹한 탄압은 육친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친아우인 조창과 조식도 형이 가하는, 유형 무형의 압력에 의해 불우한 생을 보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우수한 2대째 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사인 <삼국지>의 편자 진수(陳壽)가 조비를 '넓은 아량이 부족하다.'라고 평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그 냉철하고 가혹한 성격에 의한 것이다.

권력에 빠지지 않고 직무를 다할 수 있는가

그 무렵, 한나라 왕조의 최후의 황제인 헌제는 완전히 허수아비가 되어 있었다. 황실 대대로의 가신임을 의식하고 있던 조조까지는, 그래도 한나라의 황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었으나, 새로이 위나라의 왕이 된 조비는 더욱 드라이한 사람이어서 '존황경제(尊皇敬帝)'라는 유명무실한 도덕만으로 한나라의 황제를 남겨두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딱 잘라서 결론을 짓고 있었다. 아버지인 조조가 죽자, 조비는 선양이라는 형식으로, 헌제를 퇴위시키고 스스로 즉위하여 위나라의 문제라고 참칭하였다. 이리하여 광무제로부터 172년 동안 계속되어 왔던 후한의 왕조는 멸망하고, 여기에 위(魏)라는 새로운 왕조가 탄생한 것이다.  

조비의 강성함과 가혹함은 왕위 찬탈이라는 형태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육친에 대해서도 용서없이 발휘되었다.  

즉위식의 제반 행사도 끝나고 일단락이 지어진 무렵, 문제는 문무백관 앞에서 자가 자건인 동생 조식에게 이렇게 명령하였다.  

"자건, 그대는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부터, 시에 대한 재주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대와는 형제이지만 군신의 관계이기도 하다. 따라서 명령을 내리겠다. 이 자리에서 일곱 발자국을 걷는 동안에 시를 하나 지어보라. 만약 하지 못하면 죽음을 택해야 하니라."  

조정에 가득한 군신들은 문제의 가혹한 명령에 깜짝 놀라, 괴괴하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였다. 조식은 형을 향하여 말했다.  

"시의 제목을 주시오."  

"그래, 제목은 '형제'가 좋겠다."  

"알겠습니다."  

이미 오늘의 일을 각오라도 하고 있었는지, 조식은 항거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 일곱 걸음째에서, 조식은 형이 있는 쪽을 돌아보고서 가볍게 한번 예를 올리고 낭랑하게 시를 읊기 시작했다.  

煮豆燃豆其 (자두연두기 -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태우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 콩은 솥 속에서 울고 있구나)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 본래는 뿌리를 같이 하여 생겨 났는데)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 서로 볶아댐이 어찌 이리 심하고 급한가)  

시를 다 읊고 났을 때, 동생의 창백한 얼굴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형은 위로의 말 한마디도 없이 불쾌하다는 얼굴로 자리를 떴다.  

그런지 얼마되지 않아, 도성의 사람들은 왕의 동생인 조창과 조식이 각각 먼 곳으로 추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또 몇 해가 지나, 창과 식은 불우한 속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조비의 강한 질투심과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은 많은 역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생각컨데, 조비라는 사람도 왕위에 오르지 않았더라면 조식 등에 대해서 이렇게 까지 가혹한 처사는 하지 않았을런지도 모른다.  

인간의 심리는 높은 지위에 오르면 누군가에게 추월 당할 것이 걱정스러워지는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권력자는 자신보다 명성이나 인기가 있는 사람을 몹시 싫어 한다. 비록 그 사람이 육친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간에 허용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살펴보면 권력은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흉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결속하여 강건해 질 자신이 있는가.  

유교적인 도덕관이 지배했던 옛 중국에서는, 횡적인 관계보다 종적인 순서를 중시하였다. 이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의 단절이나, 형제 사이의 확고한 아집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많지 않다. 교육적인 격언으로서, 이른바, '임금에게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한다.'라고 하는 예가 많다. 삼국 시대로 말하면, 손책과 손권, 제갈근과 제갈량, 사마의와 사마부는 의좋은 형제로 유명했으며, 의형제이기는 했어도 유비, 장비, 관우의 세 사람도 아름다운 우정과 절도로 맺어져 있었다. 조씨 형제와 같은 예는 봉건 중국 사회에서는 희귀한 일이었다.  

그렇게 사이가 나쁜 조씨 형제라 하더라도, 서로의 항쟁에는 하나의 제동 장치가 있었으니, 그것은 '형제란 집안에서 싸우는 일이 있더라도, 밖에서 공격을 받았을 때에는 서로 도와서 막는다.'라는 것이다.  

궁전 안에서 혹은 나라 안에서 아무리 심하게 싸우고 있더라도 일단 위나라 이외의 촉나라와 오나라에 대해서는 조씨 형제는 결속하여 공동의 적과 싸우고 있다. 이런 점들이 유교적인 도덕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민족성에서 오는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여하튼 한(漢)민족은 이 격언과 같은 전통을 지니고 있다. 8년 간의 항일전쟁에서 일본이 중국에 대하여 행한 중국 모략 공작이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성과도 올리지 못했던 것은 이와 같은 한나라 민족의 전통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삼국지의 조조, 손권, 유비를 통해 알아본다. 여기에 잇는 자료는 "삼국지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松本一男 지음, 이주영 옮김, 이목출판, 1995년 12월 10일 초판발행, 6,000원)" 에 나오는 자료로서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을 한권 구입하여 자기의 가까운 곳에 놓아 두고 자주 읽어 봄으로써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익히기 바랍니다.>


소설 三國演義
第001 - 019回 桃園結義, 除董卓, 三讓徐州, 斬呂布
第020 - 038回 煮酒論英雄, 千里走單騎, 滅袁紹, 三顧茅廬
第039 - 059回 長板坡, 赤壁之戰, 三氣周瑜, 戰馬超
第060 - 080回 入西川, 逍遙津, 取漢中, 失荊州, 魏蜀稱帝
第081 - 105回 彝陵之戰, 七擒孟獲, 六出祁山,
第106 - 120回 九伐中原, 破西蜀, 三分歸一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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