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처세술] 조조 무고한 사람을 참살하다.  

한번 나쁜 일을 시작한 바에는 끝까지 (이렇게까지 냉철해 질수 있는가.)

운좋게 낙양을 빠져나온 조조는, 변장을 하고 곧장 고향으로 향했다. 그런데, 운이 나쁘려니, 개봉에 가까운 현성에서 붙잡혀, 형령 앞으로 끌려 나갔다. 이미 이 지방에도 인상착의서가 나돌았던 것이다. 현령은 진궁이라는 사람으로서, 전에 낙양에서 근무한 바가 있었다. 때문에 조조의 얼굴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히 그대는 조맹덕님이시지요. 보시오, 이처럼 체포령과 인상착의서가 와 있습니다."  

이제는 마지막이라고 체념한 조조는 ,  

"누군가 했더니 진궁이 아닌가. 후배인 그대에게 붙잡힌 것도 무슨 인연인 게로군. 자네 하고픈 대로 처형해 주게."  

"아닙니다. 실은 소인도 동탁의 못된 소행에는 분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선배님의 이번 의거에 대해서는 오히려 경의를 표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진궁은 조조의 포승을 풀어주며, 자신의 일을 버리고 행동을 같이하고 싶다고 제의하였다. 이리하여 두 사람은 지금의 안휘성 근처에까지 이르렀다. 여기까지 오면, 조조의 고향인 패현이 멀지 않다.  

"이 지방에는 나의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여백사 라고 하는 유력자가 있는데, 그 사람을 찾아가 보자."  

두 사람은 여씨의 집을 찾아갔다.  

"여, 맹덕이 아닌가. 잘 도망쳐 왔군. 벌써 이 지방에도 자네 문제가 알려져 있는데, 어찌된 일인가 하고 내심 걱정하고 있던 참일세."  

여백사가 기꺼이 맞아 들이면서,  

"오늘 밤은 밤새도록 마셔보세. 나는 이웃 마을에 가서 좋은 술을 사 가지고 올테니, 우선 좀 쉬고 있게나."  

조조와 진궁은 하라는 대로 방에서 쉬고 있었는데, 여백사가 좀체로 돌아 오지를 않았다. 술을 사러 일부러 이웃 마을까지 가는 것도 이상하다 하고 있던 차에, 집 뒤쪽이 갑자기 소란스러워 졌다. 여러명의 남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면서,  

"빨리 잡아서 죽여라, 도망치잖나!"  

라고 불온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그 순간, 조조는 허리에 차고 있던 큰 칼을 빼어들고 뒷마당으로 쫓아나가 불문 곡직하고 거기에 있던 다섯 명의 남자들을 베어 죽였다.  

"손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아들 녀석들이 돼지를 잡으려고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몹쓸 일이!!!"  

하며, 여백사의 아내가 대성통곡을 하였다. 찬찬히 둘러보니, 정말로 돼지가 한 마리가 나 뒹굴고 있었다. 조금 전의 소란은 돼지를 잡으려고 그랬던 것이었다.  

"맹덕님, 너무 성급하게 일을 벌리셨군요."  

진궁은 벌벌 떨고 있었다.  

"아차, 나라는 놈이, 잘 확인도 하지 않고 ..."  

조조도 입술을 깨물면서 후회를 했지만, 금방 타고난 냉정함을 되찾아 칼자루를 고쳐 쥐고, 그곳에 서 있던 여백사와 아내와 두딸을 모조리 죽이고 말았다. 그 번개처럼 재빠른 솜씨에 옆에 있던 진궁도 말릴 틈이 없었다.  

"뭣하는 짓입니까?"  

얼굴색이 창백해진 진궁이 책망을 하자,  

"이 바보야, 죽이려면 다 죽여야 뒤에 탈이 없지 않겠는가. 자, 어서 도망가자."  

두 사람은 서둘러서 말을 끌어내어, 무인지경으로 변한 여백사의 집을 뒤로 하고,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2리 정도 갔을 때, 술독을 싣고 돌아오던 여백사와 하인을 마주치게 되었다.  

"아니, 맹덕 어쩐 일인가. 이렇게 술을 사가지고 돌아 오는 길인데."  

"아저씨, 저에게는 체포령이 내려져 있습니다. 폐를 끼칠 것 같으니 실례하겠습니다."  

"무슨 말인가. 이 여백사가 숨겨주는 사람은 관가에서도 간단히 손을 대지 못하네. 그쯤은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매정한 소리 말게나."  

"그렇습니까. 그러면 호의를 받아 들려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길을 비켜섰다. 여백사가 앞으로 나가는 순간, 조조는 언제 칼을 빼었는지, 여백사를 죽이고 그 칼을 돌려 하인까지도 베고 말았다.


남을 배반해도 남에게 배반당하지 말라.
  
불과 30여 분 사이에 남녀 열 사람을 죽여서, 날이 형편없이 되어 버린 칼을 빼들고, 악귀처럼 가로막아 서는 조조의 모습에 진궁은 기겁을 하며 비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맹덕님, 당신은 정말로 무서운 사람이올시다. 먼저 일은 착각을 했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있다고 해도, 이것은 너무나도 끔찍한 처사올시다."  

"그대로 집으로 돌려보내면, 그저 잠자코 있지 않을 게다. 늙은이를 슬프게 할 뿐이야. 죽여 주는 것이 오히려 자비를 베푸는 것이야."  

"그런 이치도 닿지도 않는 소릴랑 그만 두시오. 사람의 목숨이란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요."  

조조는 칼을 칼집에 집어넣고, 진궁을 냉담하게 쳐다 보았다. 그리고서, 경극의 '착방조'에서 쓰이는 유명한 대사를 읊었다.  

"알겠나? 천하를 다투는 자가 비록 사람을 배반하는 일은 있어도, 사람에게 배반을 당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이 유명한 대사는, 조조가 피도 눈물도 없는 대악당이라고 불리우게 되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러나 비정함에 철저한 조조는, 그의 본심을 분명히 했을 뿐이므로, 이것을 나쁘게 해석하는 사람이 어중간한 감상주의에 빠져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권모술수와 비정함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전국시대의 아수라장이나 정치의 세계에서는, 바로 배반을 해도 배반을 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현대의 정치가들도 겉치레적인 말만 하지 말고, 조조와 같이 태도를 분명히 하는 편이 정직해서 좋을지도 모르겠다.  

조조의 비정함에서 현대인은 하나의 교훈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어떤 일이라는 것은, 하는 이상에는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중간한 것이 가장 나쁘다.' 라는 것이다.  

살인은 극단적인 예이지만, 기업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우두머리가 되는 사람은 하나의 정책을 실시하는 데에 있었어도, 철저하게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행정 개혁이나 교육 개혁이나, 또는 무역 마찰의 완화를 위한 행동 계획에 있었어도, 현재 대다수 위정자들이 하는 일에는 예외와 비고가 많기 때문에 항상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퍼포먼스'는 예술의 세계에서 만이 아니라, 실제의 삶 속에서 살려야만 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정쩡한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삼국지의 조조, 손권, 유비를 통해 알아본다. 여기에 잇는 자료는 "삼국지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松本一男 지음, 이주영 옮김, 이목출판, 1995년 12월 10일 초판발행, 6,000원)" 에 나오는 자료로서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을 한권 구입하여 자기의 가까운 곳에 놓아 두고 자주 읽어 봄으로써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익히기 바랍니다.>


소설 三國演義
第001 - 019回 桃園結義, 除董卓, 三讓徐州, 斬呂布
第020 - 038回 煮酒論英雄, 千里走單騎, 滅袁紹, 三顧茅廬
第039 - 059回 長板坡, 赤壁之戰, 三氣周瑜, 戰馬超
第060 - 080回 入西川, 逍遙津, 取漢中, 失荊州, 魏蜀稱帝
第081 - 105回 彝陵之戰, 七擒孟獲, 六出祁山,
第106 - 120回 九伐中原, 破西蜀, 三分歸一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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