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권처세술] 손권 막료의 결정을 짓지 못하고 질질 끄는 의논  

무슨 일이 있어도 비관론에 현혹되지 말라  

관도의 결전에서 강적 원소를 격파한 후, 조조는 화북을 통일하고, 다시 관 밖의 오환을 정벌하였다. 양자강 이북에서는 이제 적대할 새력이 없다. 조조는 비로서 눈을 남쪽으로 돌렸다.  

건안 13년(208년) 6월, 정승이 된 조조는 대군을 동원하여 형주의 유표를 공략하였다. 유표는 식객인 유비 등과 함께 저항하였으나, 갑옷의 소매를 한 번 스쳐가는 정도로 쉽게 상대를 물리쳤으며, 조조군은 순식간에 장강의 연안에 도착하였다.  

그 무렵, 자상(紫桑)에 있던 오나라의 손권에게 조조로부터 친서가 왔다.  

-이번에는 나는 칙명을 받들어, 남방을 정벌하였다. 형주의 유씨 일족이 저항하였으므로 응징할 군대를 파견한 즉, 유표는 죽고, 후계자인 유종은 항복하였다. 이제 우리 군대는 80만을 헤아리며, 장강에서 수군 훈련에 여념이 없다. 한번 강을 건너가서, 장군과 함께 수렵이라도 즐기고 싶소이다. 나의 군문에 항복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의향이 어떠신지.-  

이 편지에 손권의 부하들은 놀라서 얼굴빛이 변하고, 제각기 비관적인 말들을 꺼내었다.  

"조조는 황제를 받들어, 대의명분을 내걸고 진군하고 있습니다. 거역하면 조정의 역적이 될 것입니다."  

"유표의 군대가 궤멸되었으며, 그 수하의 수군과 선박들은 모두 조조에게 제압되었습니다. 용맹을 자랑하는 위나라 군대가 이것을 이용한다면 장강을 건너는 것은 간단합니다. 위나라의 군대가 강남에 상륙하면 우리 나라는 잠시도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조조는 악덕 무도한 효웅이요. 게다가 수십만이라는 병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력적으로 보아도 도저히 맞서 겨룰 수 없는 상대입니다. 항복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문무의 제관들이 입을 모아 항복하기를 권고하는 가운데에서, 유독 노숙만이 불쾌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잠자코 있었다.  

손권이 잠시 휴식할 것을 선언하고 자리를 뜨자, 노숙이 뒤를 따랐다. 별실에서 손권은 노숙의 손을 잡고 그에게 물었다.  

"그대도 모두와 같은 의견인가?"  

"아닙니다. 소인은 다릅니다. 여러 장군들의 생각은 너무나 패배주의적이고, 그래서는 나라를 망칩니다. 신하와 군주의 입장은 틀립니다. 우리들이라면 항복을 하더라도 조조가 우대를 할 수도 있겠지요. 최소한 죽이거나, 옥에 가두거나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군주님께서 항복을 하신다면, 조조는 군주님의 재능을 두려워하여 냉대할 것이 뻔합니다. 일이 잘못되면 목숨을 빼앗길 것이요, 잘 돼봐야 강남에서 쫓겨나, 몸을 의지할 곳도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제발 그 무리들의 바보스럽고 비열한 비관론에 현혹되시지 말기를 당부드립니다.  

노숙은 거기서 한숨을 돌리고,  

"어떻겠습니까? 군사전략에 정통해 있는 주유장군의 의견이라도 들어 보시는 것이..."  

"참으로 잘 말씀해 주시었소. 나도 모두의 의견에는 불만이었소."  

손권은 그날의 회의를 중지하고, 급히 주유를 소환하였다. 파양에 나가 있던 주유는 급히 행군하여 자상으로 돌아와, 손권의 대본영 회의에 참석하였다.


아무리 강대한 적이라도 반드시 약점이 있다.  

손권이 주최하고 문무백관이 열석한 긴급회의 석상에서, 주유가 의견을 발표하였다.  

"조조는 한나라 정승의 이름을 도용한 도적이올시다. 군주께서는 견줄 자가 없는 지략과 무용을 지니신 위에, 부친과 형님에게서 계승한 광대하고 공고한 지반과, 충성스럽고 용맹한 인재를 갖추고 계십니다. 이곳 강동의 땅은 험조하며, 경제력도 풍부합니다. 이와같은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계시는 군주님이야말로 천하에 웅비하셔야지, 조조 따위의 무리에게 의지할 일이 아닙니다. 하물며 역적놈이 스스로 재앙 속으로 뛰어든 지금, 항복을 운운한다는 것은 언어 도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에서 주유는 무기력한 소리를 하는 여러 장수들을 노려본 후에, 위나라 군대의 약점을 이렇게 분석하였다.  

1. 위나라 북쪽은 완전히 수습된 것이 아니라서, 후환의 염려가 남아 있다.  

2. 북방에서 자란 위나라 군대의 병사들은, 원래 물 위에서의 전투에 약하며, 서둘러 훈련을 했다고 하여도, 어릴 때부터 물과 친숙한 오나라의 군대에 비할 바가 아니다.  

3. 먼 중원에서 이끌려 온 위나라 병사들은, 먼 길을 행군해 왔으므로 지칠대로 지쳐 있으며 풍토도 맞지 않아, 지금 병자가 속출하고 있다.  

4. 대체로 원정군의 결함은 보급선이 너무 길다는 데에 있다. 위나라 군대도 군량과 말의 여물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5. 앞으로 겨울철을 맞이하는 장강은 계절풍이 불어댄다. 도하작전은 용이하지가 않다.  

결론으로서 주유는 목소리를 높여 이렇게 말하였다.  

"이러한 병법상의 금구를 무시하고, 조조는 오나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역적놈을 칠 절호의 기회입니다. 소인에게 정병 3만을 맡겨 주시면, 반드시 조조를 격파해 보이겠습니다."  

주유의 논리정연한 분석으로 손권은 굳은 결신을 하였다.  

"주유장군, 잘 말해 주었소. 조조가 쓰러지든가, 내가 패하든가, 이제야말로 결전의 시기이오."  

라고 말을 마치자마자 허리에 찬 칼을 뽑아들어, 눈앞에 있는 책상의 귀퉁이를 잘라내면서, 전원에게 날카로운 어조로 외쳤다.  

"알았나? 앞으로 다시 항복론을 주장하는 자가 있으면, 이 책상과 똑같은 운명이 될 것으로 생각하라."  

손권의 이 결연한 태도로, 오나라는 거국일치의 태세를 갖출 수가 있었다. 평소에는 온화하고 부하의 의견에 귀를 잘 귀울여 주는 손권, 자칫하면 우유부단하다는 소리를 들을 이 젊은 주군에게 있어서 이것은 일생일대의 대결단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일단 유사시에 톱이 취해야 할 태도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삼국지의 조조, 손권, 유비를 통해 알아본다. 여기에 잇는 자료는 "삼국지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松本一男 지음, 이주영 옮김, 이목출판, 1995년 12월 10일 초판발행, 6,000원)" 에 나오는 자료로서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을 한권 구입하여 자기의 가까운 곳에 놓아 두고 자주 읽어 봄으로써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익히기 바랍니다.>


소설 三國演義
第001 - 019回 桃園結義, 除董卓, 三讓徐州, 斬呂布
第020 - 038回 煮酒論英雄, 千里走單騎, 滅袁紹, 三顧茅廬
第039 - 059回 長板坡, 赤壁之戰, 三氣周瑜, 戰馬超
第060 - 080回 入西川, 逍遙津, 取漢中, 失荊州, 魏蜀稱帝
第081 - 105回 彝陵之戰, 七擒孟獲, 六出祁山,
第106 - 120回 九伐中原, 破西蜀, 三分歸一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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