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률 높이자..'중도금 40%' 마케팅 확산>

"아파트 중도금 40%만 내세요"

최근 주택투기지역을 중심으로 '중도금 40%'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통상 아파트의 중도금은 분양가의 60%로 10%씩 6회에 걸쳐 나눠내는 게 보통이지만 요즘엔 중도금을 분양가의 40%만 받고 나머지 20%는 잔금으로 돌려 입주때 받는 건설회사들이 늘고 있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려는 아파트 분양이 한꺼번에 몰리며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자 초기 자금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으로 계약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30일부터 청약을 받는 중랑구 묵동 자이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비율을 분양가의 40%로 낮추고 계약금 10%, 잔금 50%로 구성해 초기 자금부담을 줄였다.

중도금 비율을 40%에 맞춘 것은 주택투기지역에서의 대출 규제 때문. 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정에 따라 제 1금융권의 대출이 분양가의 40%로 제한되는데다 그나마 총부채상환비율(DTI)에 걸려 40% 대출조차 힘든 사람이 적지 않다.

GS건설 관계자는 "1금융권에서 대출을 적게 받으면 나머지 중도금은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에서 빌려야 해 계약자의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초기 대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계약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분양한 은평구 수색동 '수색자이' 주상복합아파트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계약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금호건설이 지난 17-1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분양한 '리첸시아 방배' 역시 3.3㎡(1평)당 2천500만-2천800만원 후반의 높은 분양가를 감안해 중도금을 40%로 맞췄다. 계약금은 5%씩 2회 분납하도록 하는 대신 잔금 비율을 50%로 높였다.

회가 관계자는 "LTV, DTI 규제로 특히 고가 아파트 분양 시장이 침체돼 있어 초기 자금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신도시의 '펜타포트' 주상복합아파트는 미분양이 많은 천안.아산지역에서 최고가로 분양돼 우려를 낳았지만 계약금 5%(대형 제외), 중도금 40%, 잔금 55%, 중도금 이자 후불제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분양에 성공했다.

지난 25일 2순위 청약에서 전체 793가구중 220㎡ 7가구만 미달됐지만 남은 7가구도 26일 3순위에서 무려 936명이 신청해 133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SK건설 관계자는 "계약금 5%만 있으면 입주때까지 돈이 들지 않고, 최근 전매제한이 풀려 계약 즉시 분양권을 팔 수 있어 실수요 외에 투자수요도 가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도금 비율은 그대로지만 40%에 맞춰 이자 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KCC건설이 24-26일 분양한 서울 마포 공덕동 KCC 웰츠타워 주상복합아파트는 계약금 5%, 중도금 65%, 잔금 30%인데 이중 중도금의 40%는 이자후불제로 대출해준다.

또 29-31일 청약을 받는 부천 송내 유방유쉘의 경우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에서 중도금 40%는 무이자로 융자해준다.

하지만 이러한 중도금 마케팅이 계약자 입장에서 반드시 좋은 것 만은 아니다. 계약자의 초기 자금부담을 줄여주는 장점 대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회사가 부담해야 해 결국 분양가로 전가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연구실장은 "분양가가 싸지 않은데 입주 때까지 자금부담이 적다고 무조건 계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도금 혜택과 입지여건, 분양가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7-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