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동결…연 5.00% 현수준 유지

한국은행, 작년 9월 이후 5개월 연속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 콜금리 운용목표를 연 5.00%인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작년 7월과 8월 두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했던 금통위는 9월부터 다섯달 연속 콜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채권시장 등에서는 글로벌 신용경색과 함께 미국의 경기침체, 원유와 곡물.비철금속의 가격 급등세 등으로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 때문에 콜금리의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데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유동성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한은이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계속 묶어 둘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상반기 한차례 인상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한은이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내 경기의 상승 흐름을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오는 3월부터 통화정책 운영의 수단이 콜금리에서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도 새 제도 안착을 위한 호흡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된다면 올 상반기 중 한차례 콜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수위 측도 전날 한은 업무보고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물가안정과 초과 유동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한은이 물가안정을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추이를 봤을 때 한은이 상반기 중 최소한 한차례 콜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 회복세가 아직 꺾이지 않고 있으며, 한 차례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경기 긴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금리 인상은 새 정부가 제시한 6%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경기회복을 위해 한은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지만 경기회복보다는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부작용만을 양산했던 교훈에 비춰 새 정부가 한은에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압력을 넣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총재 "부동산 가격, 직접 정책목표로 삼지 않아"]]

한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주된 지표로 보고 있다"며 "부동산이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펼 때 항상 그 의미를 분석하지만 통화정책의 직접적인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부동산이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
▲ 부동산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나라마다 다르다. 흔히 부동산가격이 변동하면 상당한 시차를 두고 일반 소비자물가에 침투하는 것으로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월.전세 등 여러 가지로 물가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다만 우리가 흔히 느끼는 것은 가격변동이 심한 쪽은 항상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심하지 않은 쪽은 관심을 끌지 않기 마련이다. 따라서 부동산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부동산가격 자체는 들어있지 않다. 집세 등이 들어있는데 생각하는 것 보다는 비중이 작다. 워낙 변동이 심한 쪽만 관심을 갖다 보니까 부동산이 물가에 미치는 비중도 과대평가할 가능성은 있다.

- 인수위는 부동산가격 안정에 있어 일차적으로 통화정책을 꼽았는데.
▲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경제의 어느 분야가 더 영향을 많이 받을 수는 있다.
요즘처럼 증시로 자금이 움직일 때는 주식시장이 영향을 주는 거고 2004~2005년처럼 부동산으로 자금이 많이 움직이면 부동산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부동산도 많은 금융현상 가운데 하나이고, 때때로 그 쪽으로 자금이 많이 움직일 수는 있다. 어디까지나 통화정책은 금융의 움직임을 보고 하는 것이고, 부동산도 그런 금융 흐름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나는 그런 의미로 이해했다. (중앙일보 200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