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자욱이 피어오르는 겨울바다를 본 적 있나요? 이글거리는 태양 빛에 물든 붉은 빛깔만도 뜨거운데, 파도에 넘실대며 용솟음하는 몸짓이 무쇠솥 속 물처럼 펄펄 끓습니다. 하얀 솜털이 보풀거리듯 피어나는 강이나 호수의 물안개와는 사뭇 다릅니다.

끓어 오르는 바다 가운데 바위섬들이 우뚝 섰습니다. 바로 문무대왕 수중릉입니다. 용이 되어 동해를 지키겠다던 문무대왕의 넋이 깃든 때문일까요? 바윗덩이가 마치 용광로의 쇳물처럼 달아오릅니다. 삭풍이 제법 매섭게 휘몰아치는 초겨울이지만 바다가 토해놓는 뜨거운 열기는 장엄하기까지 합니다.

학창 시절 수학여행 때 들렀던 경주 앞바다는 한없이 황량하기만 했습니다. 바람 한 점 거칠 것 없는 휑한 바다에 덩그러니 선 거무칙칙한 바위섬과 끊임없이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처량할 따름이었습니다. 그 바윗덩이엔 해송 한 그루조차 움트지 않았습니다. 대왕암이라 일러 주는 이가 없었다면 그저 지나치는 흔한 바위섬에 불과했을 겁니다.

같은 대상을 다른 시간에 본 것뿐인데 뇌리에 각인된 기억은 천양지차입니다. 사진의 결과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대상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이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바다의 물빛은 시시각각 다른 색을 보여줍니다. 검푸르다가 이내 붉게 타오르고, 쪽빛으로 너울거리다 어느새 금빛으로 아롱지기도 합니다. 그 다름 속에서 나름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일이 사진의 매력입니다.

2007.04.05 중앙일보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의 네모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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