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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흐르는 길, 행궁동 골목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수원 행궁동은 수원 화성 일대의 장안동, 신풍동, 북수동, 남창동, 매향동, 남수동, 지수동 등 12개 법정동을 일컫는 이름이다. 220여 년 전 화성이 축성될 당시부터 불과 수십 년 전까지 행궁동은 수원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지만, 1997년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엄격한 개발 규제로 시간이 멈춘 듯 쇠락했다. 

이런 행궁동에 주민, 시민 단체,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벽화를 그리면서 골목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수원 화성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행궁동 골목은 벽화마을과 공방거리, 수원통닭거리, 지동시장 등 특색에 따라 다양하다. 수원 화성을 구경하다가 골목으로 빠지면 볼거리, 먹거리, 살 것이 가득하다. 행궁동 골목은 수원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이어져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수원 화성행궁은 행궁동 골목 여행의 출발점이다. 먼저 화성행궁에 들러보자. 화성행궁은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인 현륭원을 자주 찾던 정조가 머물던 임시 궁궐이다. 정조는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을 열어드렸다. 봉수당에는 정조와 혜경궁홍씨의 모습을 복원해놓았다. 행궁 가장 오른쪽에 다소 떨어진 건물이 화령전으로, 정조의 어진을 모셨다. 행궁에서 가장 호젓한 곳은 미로한정이다. 언덕에 자리해 화성행궁과 수원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행궁을 둘러보고 나와서 무예24기 시범 공연을 구경하자. 이 공연은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에 펼쳐진다. 무예24기는 정조가 직접 편찬에 관여한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24가지 기술을 말한다. 칼, 창, 봉, 맨손 무술 등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는 공연에 관객은 환호성을 보낸다. 

이제 본격적으로 골목 여행에 나설 차례다. 화성행궁광장에서 신풍루를 바라볼 때 오른쪽은 골목, 왼쪽은 공방거리가 이어진다. 골목 여행은 수원문화재단이 정리한 ‘왕의 골목’ 코스를 참고해서 둘러보는 것이 좋다. 총 3개 코스가 있으며, 추천하는 동선은 화성행궁-이야기가 있는 옛길-나혜석 생가터-수원전통문화관-행궁동 벽화마을(대안공간 눈)-수원화성박물관-화성행궁 순이다. 

수원 화성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전시하는 신풍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걸으면 사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왼쪽으로 조금 가면 골목이 보인다. 담벼락에 환한 꽃 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있는 옛길’이라 적혔다. 휘파람을 불며 호젓한 골목으로 들어선다. 송악철학관 담벼락에 가득한 연꽃은 철학관 주인이 직접 그렸다고 한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제기차기와 말뚝박기 벽화가 있고, 바닥에는 사방치기 그림이 있다. 모처럼 옛 기억을 되살려 사방치기를 해보지만, 순서가 헷갈린다. 어린 시절 동네 골목은 놀이터였다. 술래잡기, 다방구, 구슬치기 등을 하며 골목에서 놀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야기가 있는 옛길이 끝나고 모퉁이를 몇 번 돌면, 꽃으로 장식된 나혜석 생가터를 만난다. 나혜석은 행궁동 부활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예술가들이 행궁동에 들어오면서 마을은 활기를 되찾았고, 이곳 출신인 우리나라 최초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이 재발견되어 행궁동에서 예술문화제가 열렸다. 

나혜석 생가터와 가까운 수원전통문화관도 꼭 들러보자. 이곳에서는 정조와 어머니 혜경궁홍씨가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고증을 통해 상차림을 복원했는데, 정조의 수라상은 10첩을 넘지 않았다. 참으로 검소한 군주가 아닐 수 없다. 정조가 행궁의 낙남헌에서 양로연을 열었을 때의 상차림, 혜경궁홍씨의 아침상과 반과상 등도 전시된다. 

수원전통문화관에서 나와 장안사거리를 지나면 화려한 벽화로 치장한 건물이 보인다. 시민 단체 ‘대안공간 눈’으로, 행궁동 벽화마을이 탄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곳이다. 수원 출신 작가들의 전시장과 문화 공연 공간으로 이용된다. 현재 대안공간 눈이 운영하는 ‘예술공간 봄’에서 라켈 셈브리 추모전 〈라켈을 기억하다―Big Gold Fish〉가 열린다. 

브라질 작가 라켈 셈브리는 지난 2010년 대안공간 눈에서 진행한 이웃과 공감하는 예술 프로젝트 ‘행궁동 사람들’에 참여, 금보여인숙 담벼락에 커다란 황금물고기를 그렸다. 이 그림은 행궁동 벽화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졌다. 라켈은 고향에서 아기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벽화는 건물 뒤편 골목에 있다. 골목마다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 따뜻하다. 한데 몇몇 작품은 붉은 페인트로 덧칠이 된 상태다. 이곳 대표작 ‘금보여인숙 황금물고기’도 사라졌다. 최근에 발생한 일이라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행궁동 부활에 결정적 역할을 한 벽화가 사라지는 모습이 안타깝다.

벽화마을에서 수원천을 따라 내려오면 수원화성박물관에 닿는다. 정조 즉위 240주년을 기념해 12월 4일까지 특별 기획전 〈정조대왕과 수원화성〉이 열린다. 정조 태 항아리, 정조 왕세손 책봉 교명과 보관함, 정조 황제 추존 옥보 등 처음 공개되는 유물도 많다. 특히 상어 가죽으로 만든 옥보 보관함이 이색적이다. 수원 화성 관련 유물은 《화성성역의궤》와 그 국역본, 프랑스 번역본을 함께 전시한다. 2층 화성 축성실과 화성 문화실에서는 화성 축성 과정과 도시의 발전, 축성에 참여한 인물, 8일간 이어진 정조의 행차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행궁동 골목 여행을 마치면 공방거리를 거쳐 먹거리 골목을 구경할 차례다. 화성행궁광장에서 왼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르면 공방거리가 나온다. 거리에는 다양한 공방에서 만든 소박한 장식품을 파는 가게가 행인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1961년 신상옥 감독이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촬영한 ‘한데우물’을 지나면 팔달문이다. 

수원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 주변은 온통 저잣거리다. 지동시장 주변은 수원천과 어우러져 야경이 아름답고, 먹거리로 순대타운의 순대곱창볶음이 유명하다.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수원통닭거리에 가보자. 고소한 기름 냄새가 골목에 진동한다. 저녁을 먹고 수원 화성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연인들이 호젓한 달빛 쏟아지는 성곽을 걷는 모습이 로맨틱하다. Visitkorea (November, kyung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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