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었네라 - 권국명

  나는 피였네라,
  처음은 다만 붉음만이었다가
  다음은 조금씩 풀리는
  아픔이었다가,
  석남꽃 허리에 아픔이었다가,
  이 어지러운 햇살 속에
  핏줄 터져 황홀히 흘리는
  피였네라,
  내 피는 남산을 적시고
  남산과 대천세계를 적시고
  그래도 죽지 않는 더운 사랑이었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