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 - 권일송(權逸松)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
스치는 바람결에 목을 늘여
萬歲錄을 펼치고
서로의 더운 맨가슴을 마구
부비노라면
하나같이 열병을 앓는 사람들
포탄처럼 터지는 혁명의 夕刊 위엔
노상 술과 노래와 여자가 넘쳐난다
誤診된 세대와 짓밟힌 청춘을 위한
나는 애인과 집을 잃고
영영 돌아오지 않은 편지와 함께
장미의 5월을 울음 울고 나면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