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 - 권일송(權逸松)

눈에 보이지 않은 눈물

까만 맨가슴을 문지르며
바다처럼 서러운 눈빛
그 눈빛의 여인이
시방 내 곁을 떠난다

희부연 안개비로 내리는
사막의 모래바람이
어느 새
감춰진 눈물의 등에 기댄다

증오와 무관심보다 두려운
한나절의 고요가
에워싸는 산을 향하여
맨몸으로 울어 봐도

먼 발치서
다만 안개꽃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