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주ㅅ 길 - 유치환(柳致環)

  장안을 나서서 북쪽가는 천 리 길
  아카시아 꽃수술에 꿀벌 엉기는
  이 길을 떠나면 다시 오지 안하리니

  속눈썹 감실감실 사랑한 너야
  이대로 고이 나는 너를 하직하노니
  누가 묻거들랑 울지 말고 모른다 하소.

  천리 길 너 생각에 하염없이 걷노라면
  하늘도 따사로이, 뒷등도 따사로이
  가며가며 쉬어쉬어 울 곳도 많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