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나라 - 박영희(朴英熙)

  꿈은 유령의 춤추는 마당
  현실은 사람의 괴로움 불붙이는
  싯벌건 철공장

  눈물은 불에 단
  괴로움의 찌꺼기
  사랑은 꿈속으로 부르신 여신!

  아! 괴로움에 타는
  두 사람 가슴에
  꿈의 터를 만들어 놓고
  유령과 같이 춤을 추면서
  타오르는 사랑은
  차디찬 유령과 같도다.

  현실의 사람 사람은
  유령을 두려워 떠나서 가나
  사랑을 가진 우리에게는
  꽃과 같이 아름답도다.

  아! 그대여!
  그대의 흰 손과 팔을
  저 어둔 나라로 내밀어 주시오

  내가 가리라, 내가 가리라.
  그대의 흰 팔을 조심해 밟으면서!
  유령의 나라로, 꿈의 나라로
  나는 가리라! 아 그대의 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