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장사지내고 - 김삿갓(金炳淵)
  
만나기는 왜 그리 늦은데다 헤어지기는 왜 그리 빠른지
기쁨을 맛보기 전에 슬픔부터 맛보았네.
제삿술은 아직도 초례 때 빚은 것이 남았고
염습옷은 시집 올 때 지은 옷 그대로 썼네.
창 앞에 심은 복숭아 나무엔 꽃이 피었고
주렴 밖 새 둥지엔 제비 한 쌍이 날아 왔는데
그대 심성도 알지 못해 장모님께 물으니
내 딸은 재덕을 겸비했다고 말씀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