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자조(老人自嘲) - 김삿갓(金炳淵)

팔십년가우사년 八十年加又四年
비인비귀역비선 非人非鬼亦非仙

각무근력행상궐 脚無筋力行常蹶
안핍정신좌첩면 眼乏精神坐輒眠

사려어언개망녕 思慮語言皆妄녕
유장일루선선기 猶將一縷線線氣

비애환락총망연 悲哀歡樂總茫然
시열황정내경편 時閱黃庭內景篇

노인이 스스로 놀리다

여든 나이에다 또 네 살을 더해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데 신선은 더욱 아닐세.
다리에 근력이 없어 걸핏하면 넘어지고
눈에도 정기가 없어 앉았다 하면 조네.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나 모두가 망령인데
한 줄기 숨소리가 목숨을 이어가네.
희로애락 모든 감정이 아득키만 한데
이따금 황정경 내경편을 읽어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