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모녀(贈某女) - 김삿갓(金炳淵) 

객침조소몽불인 客枕條蕭夢不仁 
만천상월조오린 滿天霜月照吾隣 

녹죽청송천고절 綠竹靑松千古節 
홍도백리편시춘 紅桃白李片時春 

소군옥골호지토 昭君玉骨湖地土 
귀비화용마외진 貴비花容馬嵬塵 

인성본비무정물 人性本非無情物 
막석금소해여거 莫惜今宵解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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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인에게 
 
나그네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도 좋지 못한데 
하늘에선 차가운 달이 우리 이웃을 비추네. 

푸른 대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고 
붉은 복사꽃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즐기네. 

왕소군의 고운 모습도 오랑케 땅에 묻히고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이 되었네. 

사람의 성품이 본래부터 무정치는 않으니 
오늘 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아까워하지 말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