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아실 이 - 김영랑(金永郞)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ㅅ마음 날가치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업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히 맺는 이슬 가튼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엇다 내여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ㅅ마음 날가치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어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ㅅ마음은.

<시문학 3호,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