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동새 - 김소월(金素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배재 2호, 19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