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갓세 도롱이 닙고 - 김굉필

삿갓세 도롱이 닙고 세우 중에 호믜 메고
산전(山田)을 흣매다가 녹음(綠陰)에 누어시니
목동(牧童)이 우양(牛羊)을 모라 잠든 날을 깨와다.

머리에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입고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호미를 어깨에 메고,
산 속으로 들어가 밭을 매다가 나무 그늘 아래 누웠더니, 스스로 잠 속에 빠져 들어갔다.
어느새 목동이 소와 염소를 몰고 와 그 울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