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계훈장(訓戒訓長) - 김삿갓(金炳淵) 

화외완맹괴습여 化外頑氓怪習餘 
문장대괴불평허 文章大塊不平噓 

여배측해난위수 여盃測海難爲水 
우이송경기오서 牛耳誦經豈悟書 

함서산간간서이 含黍山間奸鼠爾 
능운필하약용여 凌雲筆下躍龍余 

죄당태사고사기 罪當笞死姑舍己 
감향존전어힐거 敢向尊前語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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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을 훈계하다 
 
두메산골 완고한 백성이 괴팍한 버릇 있어 
문장대가들에게 온갖 불평을 떠벌리네. 

종지 그릇으로 바닷물을 담으면 물이라 할 수 없으니 
소 귀에 경 읽기인데 어찌 글을 깨달으랴. 

너는 산골 쥐새끼라서 기장이나 먹지만 
나는 날아 오르는 용이라서 붓끝으로 구름을 일으키네. 

네 잘못이 매 맞아 죽을 죄이지만 잠시 용서하노니 
다시는 어른 앞에서 버릇없이 말장난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