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우음(自顧偶吟) - 김삿갓(金炳淵)

 

소앙창궁좌가초 笑仰蒼穹坐可超
회사세로경초초 回思世路更초초

거빈매수가인적 居貧每受家人謫
난음다봉시녀조 亂飮多逢市女嘲

만사부간화산일 萬事付看花散日
일생점득월명소 一生占得月明宵

야응신업사이이 也應身業斯而已
점각청운분외요 漸覺靑雲分外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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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보며 우연히 짓다
 
푸른 하늘 웃으며 쳐다보니 마음이 편안하건만
세상길 돌이켜 생각하면 다시금 아득해지네.

가난하게 산다고 집사람에게 핀잔 받고
제멋대로 술 마신다고 시중 여인들에게 놀림 받네.

세상만사를 흩어지는 꽃같이 여기고
일생을 밝은 달과 벗하여 살자고 했지.

내게 주어진 팔자가 이것뿐이니
청운이 분수밖에 있음을 차츰 깨닫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