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K. N에게--- - E.뫼리케

그것이 둘이 걷던 마지막이었구나
오오 K여 !
그렇다, 그것이 최후였다.
둘이 어린애처럼 기뻐한 것은,

비 그친 그날 두 사람은
해 뜬 넓은 길을 한 우산 속에
몸을 감추며 부지런히 뛰어 갔다.

요정의 방에라도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은 몸을 꼭 가까이 끼고
드디어 손에 손을 꼭 잡고!

우리들은 별로 이야기가 없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
가만히 있어도 그것을 우리는 알았다.

둘이 모두 그 얼굴을 확확 달구며
달아 오르는 것을 파라솔에 비취는 햇볕 탓으로 했다.
아아 너는 정말 천사였었지 !

가만히 땅만 내려다 보고
그 블론드의 머리카락을
하이얀 목덜미에 떨어뜨리며!

[지금 우리의 등 뒤 하늘에는
반드시 무지개가 걸려 있을 꺼야]
하고 내가 말했다.
[거기다가 저 창이 있는 곳에
메추리란 놈이 또 한번 즐겁게 울 것 같애!]

이렇게 걸어 가며 나는 생각했다.
우리들의 옛날의 어린애다운 장난을,
내 고향 그 마을을
그 헤아릴 수 없는 기쁨을---

(Edward Morike, 편역 이봉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