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토의 시 -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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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꼬방 유리 딱지에 애새끼들
  얼굴이 불타는 해바라기마냥 걸려 있다.

  내려 쪼이던 햇발이 눈부시어 돌아선다.
  나도 돌아선다.

  울상이 된 그림자 나의 뒤를 따른다.
  어느 접어든 골목에서 걸음을 멈춰라.

  잿더미가 소복한 울타리에
  개나리가 망울졌다.

  저기 언덕을 내려 달리는
  체니의 미소엔 앞니가 빠져
  죄 하나도 없다.

  나는 술 취하듯 흥그러워진다.
  그림자 웃으며 앞장을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