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열차는 타자기처럼 - 김경린

  오늘도
  성난 타자기처럼
  질주하는 국제열차에
  나의
  젊음은 실려가고

  보라빛
  애정을 날리며
  경사진 가로에서
  또다시
  태양에 젖어 돌아오는 벗들을 본다.

  옛날
  나의 조상들이
  뿌리고 간 설화가
  아직도 남은 거리와 거리에

  불안과
  예절과 그리고
  공포만이 거품일어

  꽃과 태양을 등지고
  가는 나에게
  어둠은 빗발처럼 내려온다.

  또디시
  먼 앞날에
  추락하는 애증이
  나의 가슴을 찌르면

  거울처럼
  그리운 사람아
  흐르는 기류를 안고
  투명한 아침을 가져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