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사랑은 - 강우식

  태양에 끄을린 살갗이
  하루나 이틀쯤 쓰려오는
  팔월이면 별이 박히듯
  떠오르는 여자들이 있어
  아파라

  살뭉치로 살뭉치로 와서
  타는 사랑은
  물집이 생기는 아픔으로 일어
  올리브 향유나 바르며
  온밤을 뒤척이게 하고

  아내 몰래 창가에서
  그 옛날 여자들의 이름을 죄처럼 쓰고
  어떤 때는 그리움으로,
  아픔으로 지우나니.

  팔월이면 어이하여 살이든지,
  마음이든지
  이리 불타고

  살아 있다는 것이
  가만히 가만히 그리운 이름들을

  하나씩 떠올리듯
  행복하기만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