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실로 - 이상화(李相和)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목거지에 다니로라 피곤하여 돌아 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 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 덧 첫닭이 울고-뭇개가 짓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국-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씸지를 더우 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마음의 촛불울 봐라.
  양털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리매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이곳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는지-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므나. 사원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 손이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 밤과 같이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 열 이도 없으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내 몸에 피란 피-가슴의 샘이 말라 버린 듯 마음과 몸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우리가 가자, 끄을려 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믿는 마리아-내 침실이 부활의 동굴임을 네가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궁그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