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음(老吟) - 김삿갓(金炳淵)

오복수운일왈수 五福誰云一曰壽
요언다욕지여신 堯言多辱知如神

구교개시귀산객 舊交皆是歸山客
신소무단격세인 新少無端隔世人

근력쇠모성사통 筋力衰耗聲似痛
위장허핍미사진 胃腸虛乏味思珍

內내정부식간아고 情不識看兒苦
위아랑유포송빈 謂我浪遊抱送頻

늙은이가 읊다

오복 가운데 수(壽)가 으뜸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오래 사는 것도 욕이라고 한 요임금 말이 귀신 같네.

옛친구들은 모두 다 황천으로 가고
젊은이들은 낯설어 세상과 멀어졌네.

근력이 다 떨어져 앓는 소리만 나오고
위장이 허해져 맛있는 것만 생각나네.

애 보기가 얼마나 괴로운 줄도 모르고
내가 그냥 논다고 아이를 자주 맡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