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간다 - 김억(金億)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태서문예신보 (제9호), 19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