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Menu, Mobile Poem Study, Cyber World Tour,
방선생과 노태맹시인
Poems Korean Poets, Foreign Poets, George Gordon Byron, PoemsTheme, TOP500,
방先生評譯, 노태맹評譯,
방先生 시인 - 1957년 경북 영덕 출생. 시집 : 석류가 있는 골목(만인사), 동해 푸너리(만인사, 2023), 시인과의 만남(facebook) / 노태맹 시인 - 1962년 경남 창녕 출생. 계명대 철학과, 영남대 의학과 졸업. 1990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 유리에 가서 불탄다(세계사, 1990), 푸른 염소를 부르다(만인사, 2008), 시인과의 만남(facebook)
방先生 시인 - 1957년 경북 영덕 출생. 시집 : 석류가 있는 골목(만인사), 동해 푸너리(만인사, 2023), 시인과의 만남(facebook) / 노태맹 시인 - 1962년 경남 창녕 출생. 계명대 철학과, 영남대 의학과 졸업. 1990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 유리에 가서 불탄다(세계사, 1990), 푸른 염소를 부르다(만인사, 2008), 시인과의 만남(facebook)
글 수 40
2024.3.30 00:44:21
빈 집 기형도 (1960-1989)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 지성. 1991) 어두운 극장에서 쓸쓸히 떠나간 기형도의 비극적 삶이 그의 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기형도의 시는 과도하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 오래 전 그에 대한 평론을 준비하면서 그에 대한 열광이 얼마나 허술한 것이었는가에 대해 따져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그에 대한 나의 시적 질투였는지도 모를 일. 가끔 만나는 그의 시는 내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시는 비극적 세계관과는 다른 절망의 극한을 보여준다. 어둠을 밝히던 촛불의 이념도 맹목적인 것이었고 우리의 열망도 나의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열망이었을 뿐. 정체를 알 수 없는 겨울 안개와 같은 공포는 우리를 에워싸고, 그 공포를 알릴 나의 주장은 써지지도 않고 눈물만 흐른다. 그리하여 이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세상과의 문을 잠근다. 나는 이 집 속에 있지만 이 집은 빈 집이다. 소리칠 수도 없고, 어느 누구도 나를 호명해주지 않으므로, 나는 없는 나이다. 격동의 1980년대에 어떻게 이러한 시적 정서가 가능했는지는 문학 연구자들의 몫으로 남기자. 문제는 이 시가 지금, 바로 여기의 시로 읽힌다는 것이다. 지금이 이 시의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절망이 절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 이 시에서 내가 문을 잠그고 내 사랑이 빈 집에 갇혔다고 말하는 것은 나를 누군가가 바깥에서 호명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희망마저 없는 것이 아닐까? 내가 갇혀 있는 빈 집. 내가 아직 살고 있는데 이 세상은, 이 집은 왜 빈 집인가? (매일신문. 노태맹 시인 2015.02.23) |
(*.117.204.3)
번호 |
|
닉네임 | 등록일 | 조회 | 추천 |
---|---|---|---|---|---|
40 | 함성호 - 이 가벼운 날들의 생 | ||||
노태맹 | scoreup |
2023-10-18 | 232 | ||
39 | 강은교 - 사랑法 | ||||
노태맹 | scoreup |
2020-03-01 | 2058 | ||
38 | 서정주 - 자화상(自畵像) | ||||
노태맹 | scoreup |
2020-01-13 | 2200 | ||
37 | 허수경 - 탈 상 | ||||
노태맹 | scoreup |
2018-12-07 | 2635 | ||
36 | 전봉건 - 아라베스크 | ||||
노태맹 | scoreup |
2018-12-29 | 2721 | ||
35 | 허만하 - 아득히 먼 길을 새라 부르다가 | ||||
노태맹 | scoreup |
2019-01-12 | 2771 | ||
34 | 김수영 - 폭포 | ||||
노태맹 | scoreup |
2019-01-08 | 2820 | ||
33 | 문태준 - 꽃이 핀다 | ||||
노태맹 | scoreup |
2018-12-15 | 2852 | ||
32 | 장정일 -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 ||||
노태맹 | scoreup |
2018-12-04 | 2866 | ||
31 | 이성복 - 來如哀反多羅 9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6 | 3724 | ||
30 | 정현종 - 술 노래 | ||||
노태맹 | scoreup |
2020-03-08 | 3795 | ||
29 | 황지우 - 뼈아픈 후회 | ||||
노태맹 | scoreup |
2015-10-19 | 4053 | ||
28 | 박재삼 - 가난의 골목에서는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8 | 4159 | ||
27 | 신대철 - 잎, 잎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7 | 4222 | ||
26 | 엄원태 - 독무(獨舞) | ||||
노태맹 | scoreup |
2016-01-27 | 4353 | ||
25 | 문인수 - 그립다는 말의 긴 팔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6 | 4390 | ||
24 | 오규원 - 산과 길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7 | 4556 | ||
23 | 송재학 - 푸른빛과 싸우다 1 -등대가 있는 바다 | ||||
노태맹 | scoreup |
2015-10-15 | 4677 | ||
기형도 - 빈 집 | |||||
노태맹 | scoreup |
2016-01-29 | 4720 | ||
21 | 송찬호 -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9 | 4733 | ||
20 | 송욱 - 아악(雅樂) 중광지곡(重光之曲) | ||||
노태맹 | scoreup |
2015-10-13 | 4766 | ||
19 | 이하석 - 의자의 구조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9 | 4806 | ||
18 | 폴 엘뤼아르 - 죽음 사랑 인생 | ||||
노태맹 | scoreup |
2015-10-08 | 4851 | ||
17 | 정화진 - 강변, 그 세 겹의 무늬 | ||||
노태맹 | scoreup |
2015-10-13 | 5022 | ||
16 | 폴발레리 - 해변의 묘지 | ||||
노태맹 | scoreup |
2016-01-27 | 68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