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나무 의자에 기대어 한 시간쯤 잤다. 깨어 보니 대합실 바깥에 다시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기차는 연착이었다. 밤차를 타려는 시골 사람들이 의자마다 가득 차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담배를 나눠 피웠다. 먼 길을 걷고 나서 잠깐 눈을 붙였더니 더욱 피로해졌던 것이다. 영달이가 혼잣말로

“쳇, 며칠이나 견디나.......”
“뭐라구?”
“아뇨, 백화란 여자 말요. 저런 애들...... 한 사날두 시골 생활 못 배겨나요.”
“사람 나름이지만 하긴 그럴 거요. 요즘 세상에 일이 년 안으루 인정이 휙 변해 가는 판인데......”

정씨 옆에 앉았던 노인이 두 사람의 행색과 무릎 위의 배낭을 눈 여겨 살피더니 말을 걸어 왔다.

“어디 일들 가슈?”
“아뇨, 고향에 갑니다.”
“고향이 어딘데.......”
“삼포라구 아십니까?”
“어 알지, 우리 아들놈이 거기서 도자를 끄는데......”
“삼포에서요? 거 어디 공사 벌릴 데나 됩니까. 고작해야 고기잡이나 하구 감자나 매는데요.”
“어허! 몇 년 만에 가는 거요?”
“십 년.”

노인은 그렇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두 말우 거긴 지금 육지야. 바다에 방둑을 쌓아 놓구, 추럭이 수십 대씩 돌을 실어 나른다구.
“뭣땜에요?”
“낸들 아나, 뭐 관광 호텔을 여러 채 짓는담서 복잡하기가 말할 수 없데.”
“동네는 그대루 있을까요?”
“그대루가 뭐요. 맨 천지에 공사판 사람들에다 장까지 들어섰는 걸.”
“그럼 나룻배두 없어졌겠네요.”
“바다 위로 신작로가 났는데, 나룻배는 뭐에 쓰오. 허허 사람이 많아지니 변고지, 사람이 많아지면 하늘을 잊는 법이거든.”

작정하고 벼르다가 찾아가는 고향이었으나, 정씨에게는 풍문마저 낯설었다.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영달이가 말했다.

“잘 됐군. 우리 거기서 공사판 일이나 잡읍시다.”
그때에 기차가 도착했다.


(황석영, ‘삼포 가는 길’에서)


 ① 풍비박산(風飛雹散) 

 ② 상전벽해(桑田碧海) 

 ③ 일취월장(日就月將) 

 ④ 금시초문(今時初聞) 

 ⑤ 사상누각(砂上樓閣) 


[Question-Gosa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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