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범을 올려다 본 것과 범이 일어선 것과는 완전한 동시였다. 그들은 마치 쌍둥이 인형처럼 나란히 동시에 고개를 마주 돌렸다. 바위는 약 팔 미터 높이로 위에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자라 있지 않았다.

범은 커다란 머리통에 가려 어깨 뒤쪽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그림에서만 보아 온 거대한 괴물의 탈처럼 느껴졌다. 노인은 약 너댓 평 넓이의 억새숲 한복판에 서 있었다. 바위와 노인과의 직선 거리는 미처 삼 미터가 될까 말까 했다. 그들은 누가 먼저 움직일 것인가 꼼짝없이 대기한 상태였다.

노인은 짐승과 눈이 마주치자 머릿속이 갑자기 얼음처럼 맑아졌다. 그는 짐승이 왜 자기를 덮치지 않는지 잘 알았다. 짐승은 지금, 노인이 놀란 만큼 자신도 노인에게 놀란 것이었다. 사실 범들은 사람과 마주치면 사람 못지않게 끔찍이 놀라는 것이다. 그들은 표정만 변치 않을 뿐 사람을 사실은 엄청나게 두려워했다.

범은 지금 자기가 움직이면 노인이 공격해 오리라고 생각할 것이었다. 더구나 노인의 한쪽 손에는 ‘그’ 쇠붙이가 들려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노인도 범과 같았다. 그는 조금만 움직여도 범이 자기에게 덮치리라는 것을 잘 알았다. 하늘에서 벼락이라도 친 듯 그는 움직여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짙은 눈보라가 계곡 위쪽에서 바위 전면으로 세차게 후려쳤다. 노인과 범은 약 이삼 분간 같은 자세로 꼼짝없이 서 있었다.


(홍성원, ‘폭군(暴君)’에서)


 ① 일촉즉발(一觸卽發) 

 ② 오리무중(五里霧中) 

 ③ 백척간두(百尺竿頭) 

 ④ 건곤일척(乾坤一擲) 

 ⑤ 암중모색(暗中摸索) 


[Question-Gosa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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