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노름판인데?  조회수 : 58    작성일 : 2003-04-04      


세상은 온통 노름판이다. 우리의 주위를 살펴보면 옆집에서도 로또복권 이야기이고, 직장에서도 로또복권 이야기다. 만나는 사람마다 복권을 샀다는 이야기와 돈을 내버렸다는 이야기다. 그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하니 매우 서글퍼지고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왜 그것을 사는가? 그것은 전적으로 사행심과 요행수다. 어떤 재물이 뜻밖에 얻어지는 요행수는 혹시, 간혹 이라는 말과 통한다. 그러나 혹시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요행수를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버리는 일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눈만 뜨면 복권 이야기이고, 그것으로 돈을 버렸다는 이야기다.


복권으로 돈을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심하다 못해 무섭다는 생각까지 든다. 돼지꿈을 꾸어서 복권을 샀고, 술 마시는 것 보다 나아서 샀으며, 본전이 생각나서 아이들 저금통을 헐어서 다시 샀다는 말들을 하기도 한다. 원래가 사행심으로 하는 놀이들은 제 닭 잡아먹기며, 제로섬게임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드라마에서 박순자는 로또복권을 사서 돈 450만 원을 날려 버렸다. 그의 남편은 성질 머리가 좀 있어 보이는 가난한 버스 운전사다. 그러나 아내를 용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가난한 집 아들이라는 것과 고향의 땅 값이 평당 3만 원이지만 그것도 못 사고 있다."는 말을 한다. 그렇게 놓고 보면 박순자가 복권을 사서 날린 돈으로 땅을 몇 평이나 살까? 머리가 나빠서 계산이 잘 안 된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바보들 이야기뿐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복권을 사고 돈을 잃었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대해 놀랍다. 거기에는 지식인도 있고, 가난한 자도 있다. 말을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부자들도 엄청나게 많이 산다고 하는가 하면, 반대로 부자가 무엇 때문에 그런 짓을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하며 입씨름을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부자들도 많이 산다고 한다.


확률의 정의는 어떤 사상이 일어날 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그러나 복권을 산 사람들은 확률의 수치가 낮은 것에 대해 총으로 달을 쏘는 일이며,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확률론에 불구하고 우연찮게 달을 맞추기도 하고, 바늘을 통과한 낙타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치지만 극소수와 간혹 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사행심을 유발하는 것이 어디 복권뿐인가, 아이들에서 어른들까지 모두가 사행심 놀이에 미쳐서 돌아가는 세상이다. 제로섬게임을 하고 가난한 구매력을 더 가난하게 만들며 심지어는 패가망신까지 한다


꽃 싸움 놀이, 구슬 따먹기, 인형 뽑기, 소싸움, 개싸움, 닭싸움, 내기 당구, 내기 장기, 카드놀이, 채팅, 고스톱, 포커, 경마, 경륜, 묻지마 주식투자, 사채놀이, 아파트 투기, 내기 골프, 복권, 카지노, 모두가 돈을 걸고 하는데서 문제를 일으키고, 혹시 나로 인해서 패자와 승자가 생겨서 문제다.


인간은 물욕으로 인해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많은 죄를 지며 산다. 그런데 요행수를 위해 더 나쁜 일을 할 수도 있으니 세상이 매우 어지럽다. 예수는 물론이고, 불교계의 거두 성철 스님도 평생동안 누더기 장삼을 입고 법문을 하였다. 세상 사람들의 죄업을 대신 참회하는 삶을 살다가 열반하면서 이승에서 입었던 오직 한 벌의 옷을 벗고 떠났다.


아무나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행수를 위해 제로섬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생각해 볼일이다. 그러나 오늘도 복권 사기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드라마에서처럼 문제는 문제인 것 같다. /조성연


오마이뉴스 2003-04-03 07: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