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 110  작성일 : 2004-01-11      


역사속에 ‘부자되는 비법’ 있네

■부자열전(이수광 지음/흐름출판)

부자가 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꿈이지만 그 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뜻을 세우고, 도전하고, 자신을 내던지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부자가 꿈만 꾸어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과연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도 부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에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의 이치와 돈의 속성을 이해하고 나서 일에 몰입할 때 부자의 길이 열린다.

작가 이수광씨(50)가 고전에 등장하는 부자들의 삶과 원칙,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이룬 인생역전 이야기를 담은 ‘부자열전’을 펴냈다. 이 책은 역사 속 인물의 일대기와 현대의 경영철학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새로운 개념의 퓨전경영서다.

‘부자열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난한 농사꾼, 창고지기, 기름장수, 천민, 어부 등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로또’로 인생을 역전한 사람과는 달리, 지극히 가난하고 평범한 삶에서 출발해 부를 축적하고 증식하는 원리를 깨우친 끝에 성공한 29명의 주인공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터득한 ‘부를 이루는 기본기’는 인생역전의 결정적 단서로 우리의 가슴에 와닿는다.

흔히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힘든 현실을 탈출하고 싶다는 욕망은 강한데 비해 철저한 준비나 인내는 부족하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 휩쓸리기 현상’을 경계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다시 말해 나의 성공을 가로막는 한계는 무엇인지,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몇 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그리고 진짜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등 현실을 정확하게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생 학문에 전념하며 가난을 면치 못했던 춘추시대 노나라의 선비 의돈은 어느 날 과감하게 학문을 포기하고 농사를 짓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토양이 척박하여 여전히 가난하게 살며 전전긍긍하던 그는 도주공을 만나 그의 충고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생역전에 성공한다. 주변환경을 도외시하며 무작정 성실하기만 했던 의돈은 자신을 반성하고 ‘상황’에 맞는 사업을 시작함으로써 부를 축적하게 된다.

또 ‘거상(巨商)’으로 알려진 임상옥은 애초에 불행한 가족사를 지닌 상인으로서 남다를 게 없는 평범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는 청국상인들이 ‘비매동맹(非賣同盟)’을 맺고 조선 인삼을 헐값에 사려고 하는 위기의 순간에 남들이 상상도 못하는 결단력을 실행함으로써 부의 기초를 다진다. 무엇보다 소신을 꺽지 않고 상도를 지켜냄으로써 국제무역상으로 대성하는데, 그의 결단력과 사업에서 반드시 준수한 상도의 원칙은 오늘날의 사업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임상옥을 통해
▲결단의 순간에 머뭇거리지 마라
▲상호이익의 원칙을 추구하라
▲상대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전략을 마련하라
▲돈을 버는 목적과 함께 돈을 쓰는 용도도 함께 생각하라 등
인생역전의 결정적 단서를 추출해낸다.

‘부자열전’에 따르면 부자가 되는 첫번째 길은 입지로서 뜻을 세우는 것이고, 두번째는 용기로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갑신년 새해를 맞아 올해의 계획을 세운 독자들은 적수공권(赤手空拳)에서 시작하여 부자가 된 사람들의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부자’가 되는 길로 매진해보면 어떨까.

파이낸셜뉴스 2004-01-08 18: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