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에인절스전 2이닝 1실점…양키스, 홈개막전 승리

뉴욕 양키스의 박찬호(37)가 양키스타디움 홈 개막전에 등판해 팀 승리를 도왔다.

박찬호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구장 개막전에서 5-0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솔로홈런 1방을 허용했지만 2이닝을 비교적 깔끔하게 막았다.

박찬호는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투수 앤디 페티트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8일 보스턴전 3이닝 무실점 이후 6일만에 출전한 것이었다.

평온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선 박찬호는 첫 타자 제프 마티아스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다음타자 브랜든 우드 역시 공 3개로 좌익수 플라이 아웃을 이끌어냈다.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였지만 좌익수 닉 스위셔의 호수비가 박찬호를 도왔다.

간단히 2아웃을 잡아낸 박찬호는 에릭 아이바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사 1루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타자 바비 어브레이유에게 풀카운트에서 7구째 93마일(151km)짜리 빠른공을 던져 간단히 투수앞 땅볼을 유도하면서 가볍게 이닝을 마감했다.

8회초에도 등판한 박찬호는 첫 타자인 토리 헌터를 6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데 이어 다음타자 마쓰이 히데키도 2루수 땅볼로 아웃시켜 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하지만 박찬호는 2사후 켄드리 모랄레스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무실점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것이 높게 들어가면서 큼지막한 대형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렇지만 이후 홈런에 동요하지 않고 후안 리베라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

박찬호는 9회초 수비 때 구원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교체되면서 이날 투구를 마쳤다. 2이닝 동안 피안타는 홈런 1개 밖에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1개를 빼앗았다. 투구수는 36개였고 그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26개였다. 평균자책점은 4.91에서 4.76으로 약간 낮아졌다.

양키스는 선발투수 페티트의 무실점 호투와 2안타 2타점씩 올린 데릭 지터와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동반 활약에 힘입어 에인절스를 7-5로 눌렀다. 양키스는 9회초 로버트슨이 어브리에유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해 2점차까지 쫓겼지만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가 나와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한편, 이날 양키스 홈 개막전에는 경기에 앞서 지난 해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던 25명에게 우승반지를 수여하는 행사가 열렸다. 그 가운데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뒤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일본인 타자 마쓰이 히데키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조 지라디 감독은 식전행사 도중 상대팀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시아 감독에게 양해를 구한 뒤 직접 마쓰이에게 반지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곧이어 우승 반지를 받은 양키스 전 선수들이 나와 마쓰이를 둘러싼 뒤 축하인사를 나누는 감동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이날 홈 개막전 시구는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양키스의 중심타자로 이름을 떨쳤던 버니 윌리엄스가 맡아 양키스 홈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데일리 SPN 2010-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