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追憶)에서 - 박재삼(朴在森)

진주(晋州)장터 생어물(魚物)전에는
바다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끝에 남은 고기 몇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안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

우리 오누이의 머리맞댄 골방안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남강(晋州南江)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춘향이 마음, 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