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구상

오늘도 신비(神秘)의 샘인 하루를
구정물로 살았다.

오물과 폐수로 찬 나의 암거(暗渠) 속에서
그 청렬(淸冽)한 수정(水精)들은

진창 반죽이 된 시간의 무덤!
한 가닥 눈물만이 하수구를 빠져나와
이 또한 연탄빛 강에 합류한다.

일월(日月)도 제 빛을 잃고
은총의 꽃을 피운 사물들도
이지러진 모습으로 조응(照應)한다.

나의 현존(現存)과 그 의미가
저 바다에 흘러들어
영원한 푸름을 되찾을
그 날은 언제일까?